글, 사진 : 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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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청년 힐링캠프'를 시작하는 '깊은산속 옹달샘'에는 6월 한낮의 엷은 안개가 꿈결처럼 산자락을 휘감고 있습니다. 청량한 바람결에는 붉디붉은 넝쿨장미의 향기가 가득하고 나뭇잎의 향기는 더 짙어갑니다. 거친 시대를 온몸으로 헤쳐 나가며 지혜와 지식을 축척한 세대. 이제는 금빛으로 빛나는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한 60세 이상의 '금빛청년' 57분이 '깊은산속 옹달샘'에 모였습니다. 자기소개 시간입니다. 1분가량의 짧은 자기소개에도 삶의 깊이와 연륜, 질곡의 세월이 묻어납니다. 함께 웃고, 함께 눈물을 글썽이고, 깊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소개를 듣는 고도원님과 '금청'(금빛청년을 줄임)들. 귀한 분들을 맞이하는 까닭인가요? 오늘따라 풀잎은 더 푸르고 들꽃은 더 향기롭습니다. 첫 프로그램은 '몸풀기 마음풀기'. 굳어있는 몸과 닫혀있던 마음을 활활 풀어 헤치고 내 몸과 마음의 소리를 듣는 힐링의 시작입니다. 태어나 처음인 듯 깊은 호흡을 해 봅니다. 몸안의 탁한 기운을 남김없이 뱉어내고 폐 깊숙이 맑은 공기를 들이마십니다. 명상이 주는 평화가 이리 큰 줄 몰랐습니다. 내 몸을 풀고 마음을 푼다는 것은 타인을 향해서도 몸과 마음을 활짝 여는 것인가 봅니다. 해맑게 웃는 '금청'의 모습이 오랜 벗들처럼 편안합니다. 링컨학교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꿈의 교실입니다. 고도원님의 특강. “이 캠프는 금청들이 과거의 경험에 대한 방향전환, 현재에 대한 자존감, 미래에 대한 꿈너머꿈을 갖기 위한 것입니다.” “꿈은 유산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꿈의 북극성을 띄우면 후대의 누군가가 그 꿈을 완성시킬 것입니다.” 열강 하는 고도원님. 한 마디 한 마디, 강의 내용을 꼼꼼하게 메모하며 경청하는 '금청'들입니다. '힐링 무브먼트' 시간. 서로 맞잡은 손끝에 지나온 세월과 삶의 고단함, 따뜻한 사랑이 깃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입니다. 그 분들이 손에 손을 잡고 마음껏 소리를 지릅니다. 가슴을 활짝 펴고 하늘을 봅니다. 잠시 접어두었던 소망, 잃어버렸던 꿈들이 꽃처럼 다시 피어납니다. '2분 스피치'를 작성하여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2분 스피치'는 조별로 각자의 교실로 이동하여 쓰게 됩니다. 푸르름이 가득한 링컨학교. 도서관, 링컨학교, 북극성 등에서 '2분 스피치'를 작성하는 '금청'들. 그분들이 펼쳐온 세상의 기쁨과 슬픔, 새롭게 펼칠 꿈과 꿈너머꿈이 다시 쥔 펜 끝에서 강물처럼 유장하게 이어집니다. '금청'들의 꿈과 꿈너머꿈도 영롱한 무지개빛입니다. 밤이 들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뽀얗게 김이서린 유리창 너머로 조별 '2분 스피치'를 하는 '금청'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까마득하게 잊혀져가던 학창시절을 되돌려 놓은 것 같습니다. 칭찬명상 시간, 평생 자신에게 칭찬을 해 본 적이 없었다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당신은 멋진 사람이야. 정말 잘 살았어. 애썼다.' 처음으로 자신을 칭찬하고 칭찬 받으면서 스스로에게 얼마나 인색하고 가혹하게 대했는지 알았습니다. 칭찬이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지도 새삼 깨달았습니다. 발반사 마사지 시간입니다. 긴 세월을 묵묵히 걸어왔던 발, 내 가족을 위해 치열하게 달렸던 발. 이 땅을 단단히 딛고 서기 위해 무던히도 애써왔던 발입니다. 그 고단한 발을 마음을 다해 어루만져줍니다. 서로의 마음을 쓰다듬어 줍니다. 슬픔이 녹아내리고 상처가 아뭅니다. 이 순간은 서로가 서로에게 최고의 힐러가 됩니다. 춤명상... 너울너울 날개를 펴고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리듬에 몸을 맡깁니다. 마음껏 소리를 지릅니다. 숨이 넘어갈 듯 웃어도 봅니다. 그런데 눈물이 납니다. 온몸의 독소가 눈물 속에 다 빠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걷기명상 시간입니다. 숲에는 내내 비가 내리고 비안개가 가득합니다. 걷기 명상 후, 눈을 감고 숲의 소리를 듣습니다. 새들의 노래, 바람의 속삭임을 듣습니다. 후두둑 후두둑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불러 봅니다. 폭풍우 속에서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키는 나무. 한 그루의 나무가 이렇게 깊은 위로를 줄줄 몰랐습니다. '내 영혼의 나무'가 말합니다. "힘들면 또 와!" 비를 맞은 들꽃들은 더 싱그럽네요. 그 작은 꽃잎들이 환희의 송가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금청 힐링캠프'의 마지막 밤, 즉석 장기 자랑이 벌어졌습니다. 이 안타까운 밤을 도저히 그냥 보낼 수 없는 '금청'들이 한 분 한 분 앞으로 나와 플롯을 연주하고 시를 낭송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침지기 고대우님도 답가를 불렀습니다. 다함께 손을 잡고 '만남'을 부르고 눈물을 글썽이며 서로를 부둥켜안았습니다. 지난 사흘, 꿈처럼 흘러가버린 시간이 너무 아쉬워 도무지 그냥 잠들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카페에 모인 '금청'들. '아름다운 금빛청년을 위하여!' 그들은 저무는 황혼의 세대가 아닙니다. '꿈너머꿈'을 꾸며 제 2의 인생을 새롭게 펼쳐갈 금빛으로 빛나는 청년들입니다. 계절이 돌아오면 새롭게 활짝 피어나는 꽃들처럼 그들도 다시 피어날 것입니다. 드디어 대망의 '2분 스피치 콘서트' 시간이 되었습니다. 링컨학교에 모인 '금청들'. 금청들의 '2분 스피치'. 그들은 눈빛으로 언어로 노래로 시를 쓰는 사람들, 삶으로 웅변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의 고통을 위로해 드립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해 드립니다. 여러분은 태양보다 더 밝은 빛, 별보다 다 아름다운 빛을 가졌습니다. 힘들면 또 오십시오. 저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겠습니다.“ 고도원님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단상 아래로 내려가자 '금청' 한분이 나와 고도원님을 와락 껴안았습니다. 나머지 분들은 모두 일어서서 기립 박수를 하네요. 3박 4일 동안 함께 울고 웃은 아침지기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2013년 초여름, 당신은 6월의 산 빛보다 더 푸른 모습으로 이곳에 오셨습니다. 그동안 당신은 세상 속에서 많이 지치고 또 많이 외로웠지요. 하지만 당신이 흘린 땀과 눈물은 지금 이 땅의 풍요와 눈부신 성장의 원천이 되었고 아침편지에 쏟은 당신의 사랑과 믿음이 '깊은산속 옹달샘'의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지난 3박 4일은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눈부신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가슴 뜨겁게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또다시 새로운 꿈을 펼쳐갈 당신! '꿈너머꿈'을 펼쳐갈 우리 금빛 청년들을 '깊은산속 옹달샘'이 응원합니다. 열렬히! 당신는 금빛 면류관을 쓴 '빛나는 청춘'입니다. 당신는 영원한 '금 빛 청 년'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