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 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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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5월, 옹달샘은 더없이 화려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옹달샘 작은음악회와, 일일 링컨 체험학습, 중년부부학교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날, 이른 아침부터 옹달샘을 찾은 아침편지 가족들의 발길에도 화사함과 설렘이 가득합니다. '일일 링컨 체험학습'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이네요. 눈부시게 터져 나오는 봄꽃들이 저 예쁜 아이들을 닮았습니다. 산책 나온 중년부부학교 참여자들이 연분홍빛 복숭아꽃 앞에서 사진을 찍고 계시네요.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사랑이 가득합니다. 사실 오늘은 더 특별한 일이 있습니다. 경기도 문산 인근의 '된장 명인' 김정아님이 자식처럼 귀하게 돌보고 키운 간장과 된장 36독을 옹달샘으로 모셔오는 날이랍니다. 마당에 가득한 '보물'과도 같은 장독들. 저 탐스러운 항아리에 들어있는 간장과 된장은 모두 3~9년을 묵힌 '약된장'과 '씨간장'입니다. 항아리에 가득 담긴 간장입니다. 우리 땅에서 난 콩으로 메주를 쑤어 좋은 길일을 택해 정성을 다해 담근 장, 양지바른 마당에서 향기롭게 익은 간장입니다. 된장은 장독 째로 옮겨갈 수 있지만 간장은 일일이 별도의 통에 옮겨 담아야 합니다. 바가지에 뜬 간장이 살아 있는 듯, 달큰한 장맛이 사방에 퍼집니다. 고향의 향기, 어머니의 향기...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이 항아리에는 된장이 가득하네요. 7년을 묵었다는 이 된장은 항암 효과까지 있는 '약된장'이라고 합니다. 된장독을 옮기는 작업입니다. 된장이 가득 든 저 항아리는 약 300kg이 나간다고 하네요. 미리 준비해 온 밧줄로 장독을 묶어 장정 넷이서 있는 힘을 다해 팔레트로 옮깁니다. 팔레트에 옮겨진 장독을 다시 고정시키는 작업입니다. 장독을 다루는 손길이 마치 보물을 다루듯 꼼꼼하고 섬세합니다. 이렇게 잘 묶은 장독들은 밖에 대기하고 있는 트럭까지 지게차로 옮겨 갑니다. 트럭 위로 가지런히 올려 진 장독들. 이제 저 장독들은 다시 덮개를 덮고 마무리를 한 후, 충주 깊은산속 옹달샘으로 먼 길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깊은산속 옹달샘에서는 힘 좀 쓰는 아침지기들이 출동을 했네요. 장독대가 들어 설 앞마당을 장식할 맷돌들을 옮기고 있는 중입니다. 장을 싣고 떠난 트럭 세대 중의 첫 번째 트럭이 옹달샘에 도착했습니다. 지게차가 마중을 나가네요. 운행 중에 된장독 3개가 안타깝게도 깨졌다고 합니다. 장독의 안전을 위해 점검하고 또 점검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일, 얼마나 어려운 작업이었는지 새삼 실감이 됩니다. 두 번째 트럭도 옹달샘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트럭에는 통에 따로 뜬 간장도 실려 있네요. 고도원님이 마치 먼 길 온 자식을 마중하듯 장독들을 바라봅니다. 옹달샘 앞마당에 몸을 내린 장독들입니다. 이제는 장독들도 제 자리를 찾아 갑니다. 장독이 자리 잡는 과정도 일일이 살펴보는 고도원님입니다. 장독들이 제 자리를 잡자 마침 중년부부학교 참여자들이 장독대로 모여 들었습니다. 새로 생긴 장독대 앞에서 기념촬영도 하고 된장 향기에 끌려 저절로 발걸음이 옮겨지기도 합니다. “된장 맛이 어쩜 이렇게 깊고 달지요?” 된장 맛을 본 중년부부학교 참여자들이 탄성을 지릅니다. 나눔의 집 앞마당에 새로 생긴 장독대 길입니다. 저 둥글고 탐스러운 항아리에는 '옹달샘 약된장', '옹달샘 씨간장'으로 쓰일 귀한 보물이 가득 담겼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뜨는 이 된장은 오늘따라 정말 특별한 선물로 쓰임을 받았습니다. 이번 '중년부부학교'에 참여한 부부 모두에게 '옹달샘 약된장'을 선물로 드리기로 하였는데, 그 이유 또한 특별합니다. 지난번 '통트'(통증과 트라우마 치유명상)에 참여해 100만원을 기부했던 김을임님이 이번에는 '중년부부학교'에 참여, 다시 50만원을 '현장 기부'해, 그 덕으로 부부학교 참여자 모두에게 깊은산속 옹달샘이 드리는 작은 정성이라고 합니다. 정성스럽게 포장된 '씨간장'과 '약된장'. ('씨간장'은 그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간장으로, 그 맛도 맛이지만 간장을 담글 때 한 종기만 넣으면 그 맛이 그대로 전수된다 해서 조선시대 양반 집안에서도 애지중지하던 안주인들의 '가보'입니다.) 옹달샘의 약된장과 씨간장은 사람을 살리는 음식으로 식사 때마다 정성을 다해 만들고, 옹달샘을 찾는 분들에게 귀한 선물로 쓰이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