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기사

[2018.12.09 크리스천 투데이] 소강석목사 목양칼럼

석성은

2018-12-11
조회수 11,039
로고

[소강석 목사 목양칼럼] 고도원과 소강석
소강석 목사 목양칼럼 소강석 목양칼럼 | 2018.12.09


▲소강석 목사(왼쪽)와 고도원 씨 ⓒ새에덴교회

고도원 하면 '아침편지'가 생각나지요. '아침편지' 하면 '깊은 산속 옹달샘'이 생각나고요. 그런데 고도원 하면 이름부터 높게 느껴집니다. 저에게 있어서 그분은 이미 대기권 밖의 존재입니다. 이어령의 글은 천의무봉같고 끝없는 지식을 글로 풀어서 거대한 산맥처럼 이어가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르곤 합니다. 과거에 썼던 수필은 저의 마음을 저 흙속에, 바람 속으로 이끌어가는 것 같지만 최근에 저술한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생명이 자본이다' 등은 고정관념의 틀을 깨뜨리는 창조적 신지식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반면에 고도원의 글은 단아하면서 청아합니다. 그의 글은 깊은 산속의 사상과 신비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고 저 높은 별들의 세계를 인간의 언어로 표현합니다. 그 역시 다독으로 인한 깊은 사상을 자신만의 언어로 단아하고 순백하게 풀어냅니다. 그래서 그의 글은 촌철살인과 같습니다. 저는 이 분을 어떻게 만나볼 수 있을까 염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재일 장로님을 통해서 우리 교회 예배에서 영화처럼, 소설처럼 만나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저는 지난주에 부교역자들 100여명과 함께 깊은 산속 옹달샘 프로그램까지 다녀왔습니다. 길지 않은 짧은 만남이었지만 큰 가르침을 받고 깊은 마음의 교제를 나누고 왔습니다. 사실 그 분과 저를 비교하는 것은 그 자체가 실례입니다. 그 분은 저와 뇌구조부터 다르고 내장까지도 다릅니다. 저는 대기권 안에서 활약하는 사람이지만 이미 그 분은 대기권 밖의 글과 정신과 사상의 내공을 지닌 존재입니다. 그 분은 저보다 더 불우한 삶을 살았고 고난과 고통의 광야에서 절대고독을 경험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그릿(GRIT)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활동영역이 다르고 공간이 달랐지만 저 역시 거친 광야에서 절대고독을 경험하고 그릿을 소유한 사람입니다. 그 분의 필력과 깊은 명상 속에서 우러나오는 정신은 제가 따라갈래야 따라갈 수가 없지요. 다행히 그 분은 장로님이고 저는 영혼을 다루고 섬기는 목사이기 때문에 감히 그 분과 가까이하고 교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깊은 산속 옹달샘'에 가서 보니까 그 분은 정말 살아온 삶 자체가 너무나 바보스럽고 역설적이었습니다. 그 바보스러움과 역설이 충주의 산골짜기에 위대한 명상 벨리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는 광장에서 싸우는 검투사가 아니라 위대한 산으로 존재하며 혼탁한 세상에 청명한 공기를 보내주고 맑은 샘물을 흘려보내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4차 산업의 위대한 변혁을 이루었고 그 변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는 이미 그러한 삶을 살고 있고 여전히 '꿈 너머의꿈'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전쟁터와 같은 세상에서 지치고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정체성을 확립해주고 꿈을 심어주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곳의 감동과 꿈,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경험하고 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잠시 멈춤과 고요한 명상의 시간도 배우고 왔습니다. 저는 명상형 보다는 활동형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광장에서 함성을 내지르고 검투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저를 지금까지 광야 한 가운데 붉은 고원의 땅으로 인도 하셨습니다. 풀 한 포기 나지 않은, 물 한 모금 없는 극지에서 살인광선과 싸우며 절대 고독을 느끼게 하신 것입니다. 그 황야에서 맨손으로 땅을 파서 나오는 물 한 모금을 목에 적시면서 절대 희망을 갖게 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를 돌아보게 하고 겸손 훈련을 시킨 것입니다. 또 교회가 하루아침에 부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이 저의 브레이크가 되셔서 교회의 부흥을 지연케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도 절대 고독을 느끼게 하시고 잠깐 멈춤을 경험하게 하신 것입니다. 저에게 이런 것이 없었으면 진작 쓰러져 죽거나 아니면 벼락 맞은 나무가 되어 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고 '깊은 산속 옹달샘'에 가서 잠깐 멈추고 명상을 통하여 다시금 나 자신을 돌아보는 훈련을 터득하게 하셨습니다. 여전히 고도원은 이 세상의 광장에 나와 소리치거나 격문을 쓰지는 않지만, 그 어떤 웅변보다도, 그 어떤 활자보다도 더 가슴 시린 울림을 주는 청정한 공기와 맑은 샘물을 주는 거산으로 존재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저는 광장에서 소리를 내지르는 웅변의 삶을 살아갑니다. 때론 시대와 역사를 향하여 격문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제 가슴의 샘이 메마르고 상념의 대기가 탁해질 때마다 저는 '깊은 산속 옹달샘'을 생각하며 고도원 장로님께 달려갈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사는 길이고 저의 사역을 더 깊고 푸르게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느낌 한마디 12

  • 신영숙

    2018-12-14

    옹달샘과의 인연이 계속 이어져
    계획하고 있는 큰 그림들을
    모두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 김주건

    2018-12-13

    고도원 방문 느낌을 읽고 소강석목사님의 목양컬럼을 받아보고 싶어요.

  • 박경숙

    2018-12-12

    소강석 목사님 글이 잔잔한 파동으로 감동을 줍니다
    두분 가시는 길은 달라도 뜻이 같으면 다시 만나리라
    확신합니다
    뜻깊은 만남을 통해 서로 힘이 되어 가시길 빕니다

  • 이은영

    2018-12-12

    서로 다르지만 옹달샘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음에 놀랍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 정현옥

    2018-12-12

    서로 다르지만 서로에게 감동하고 배울점은 있습니다.
    옹달샘에서 받으신 감동과 꿈을
    다른 분들께 더 크게 돌려주시리라 믿습니다.

  • 임우진

    2018-12-12

    마음의 안식처가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깊은산속 옹달샘은 마음의 고향,
    마음의 안식처같은 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깊은산속 옹달샘',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박서유

    2018-12-12

    길은 통한다고 했지요. 가는 방향은 달라도 좋은 길에
    서 있는 사람들은 다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목사님이
    가시는 길에 잠시 멈추고 힘이 되어 주는 공간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두분이 가시는 길에 언제나
    주님의 사랑과 보살핌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 권은숙

    2018-12-12

    소강석 목사님!!
    주님이 목사님과 고도원장로님을 만나게 하신 이유가 분명히 있으실 겁니다.
    참 감사한 만남이라 생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목사님들이 진정 깨어 있어서
    진실하고 거룩하게 맡겨진 양들을 위해 헌신해주시길 소망합니다.
    그 길을 주님이 함께 지켜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샬롬~

  • 샛별

    2018-12-12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처음 시작부터 지금까지 매일 받아 보면서 저는 늘 감사드립니다.^^
    오늘 목사님의 글 또한 잔잔한 감동입니다.
    하느님의 축복이 두분에게 가득하시길~^^

  • 신용군

    2018-12-12

    저는 깊은산속 옹달샘도 새에덴교회도 가본적 없는 일반 인입니다만,이 시대의 가장 존경받는 목사님중의 한분인 귀한 주님의 종 소강석 목사님,역시 심오하고 깊은 마음의 작가이십니다. 고도원 소강석 두분 모두 우리 일반인들에게는 귀한 말씀을 주시는 감동과 은혜의 원천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 박혜선

    2018-12-12

    목사님의
    절절한 외침이
    이 아침 메아리치네요.
    숭고한 만남... 옹달샘과의 인연을
    쭉 이어갈 새에덴교회가
    더욱 빛나보입니다.

  • 김성돈

    2018-12-12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듯
    작은 거인 소강석 목사님을 이 시대가
    주목하고 하나님의 役事를 봅니다.
    그 나무는 그 열매를 보아 압니다.
    사랑 합니다. 감사 합니다. 존경 합니다.

    샬롬! -광주에서 옹달샘-

이전
다음

옹달샘 스페셜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