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기사

[2018.05.08 디지털타임스] [메디컬 칼럼] '싱잉볼 힐링' 아시나요

국슬기

201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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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칼럼] `싱잉볼 힐링` 아시나요
최민주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 교수

[2018년 05월 09일자 22면 기사]



최민주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 교수
싱잉볼(singing bowl)은 그릇(사발) 모양을 가지는 일종의 타악기다. 말렛이란 도구로 싱잉볼을 치거나 문지르면 특정한 피치를 가지는 소리 또는 울림이 만들어진다. 싱잉볼의 크기, 두께 및 모양에 따라 소리의 피치(음계)가 결정된다. 다양한 음계의 싱잉볼을 만들 수 있어 싱잉볼을 이용해 연주도 할 수 있다.

싱잉볼 소리의 신비스러움은 긴 시간 동안 소리의 강약이 느리게 반복되는 울림에 기인한다. 싱잉볼을 타격하면 둥~ 또는 탱~ 소리가 나고 우웅 ~ 우응 ~ ~ 하는 울림이 길게 (10~30초 이상) 이어진다. 싱잉볼을 타격할 때 피치(주파수)가 미세하게 다른 여러 소리가 발생하며, 그릇 안에서 소리들이 서로 섞일 때, 그 미세한 주파수 차에 해당하는 소리의 진동(맥놀이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맥놀이 주파수가 가청 주파수보다 작을 때(20㎐), 인간의 귀는 이러한 소리를 듣지 못하고, 소리의 강약이 느리게 반복되는 진동 또는 울림으로 인식한다.

싱잉볼은 오래 전부터 티벳에서 마음을 비우는 명상에 사용하거나 명상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음을 마음이라 생각하고 음의 시작과 끝에 집중해 의식을 마음 밖으로 내어 놓으려 한다. 음에서 음이 없는 지점으로 의식을 옮겨 마음에서 마음이 없는 무한의 세계로의 여행을 시도한다. 싱잉볼 명상은 관념적이지만 싱잉볼 힐링은 체험에 근거하고 있어 싱잉볼의 치유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난해한 마음과 심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종종 뇌파를 관찰한다. 뇌를 구성하는 신경 세포인 뉴런 간의 신경 전달 물질(예, 도파민, 세르토닌 같은 호르몬)이 교류되면 전기 신호를 만들어 낸다. 뇌가 전기적으로 활성화된 상태를 시간에 따라 기록하면 파동 형태의 뇌파를 얻는다. 일반적으로 뇌파는 마음이 안정되면 작고 느리며 흥분되거나 잡념이 많아지면 크고 빠르다. 뇌파의 주파수가 3㎐ 이하 (델타파)면 깊은 수면 상태, 4~7㎐ (세타파)는 졸린 상태, 8~14㎐ (알파파)는 편안한 휴식 상태 (무념, 명상, 휴식, 주의 집중 등), 13~30㎐(베타파)는 집중해서 일할 때 또는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스트레스 상태를 의미한다.

싱잉볼 소리는 맥놀이 효과로 인해 알파파 또는 그 이하의 느린 주파수로 진동하는 편안한 리듬을 가진다. 싱잉볼 소리가 알파파 주파수를 가지는 파동으로 인간의 청각 기관 및 몸을 통해 뇌에 전달될 때, 뇌의 전기적인 활성도는 알파파로 공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명상과 이완을 위해 싱잉볼 소리가 사용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다. 싱잉볼 명상은 몸이 싱잉볼 소리의 파동에 뇌가 공조할 수 있도록 마음을 집중하는 행위, 즉 싱잉볼 소리의 건강한 파동 에너지를 쉽게 받도록 마음과 몸의 통로를 여는 의지적이고 정신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질병, 고통, 걱정, 불안, 화 등에 의한 스트레스는 병적인 뇌파 (생체 리듬)를 유발한다. 병적인 상태가 지속되고 누적되면 몸은 스스로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병적인 생체 리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싱잉볼 소리가 만드는 건강한 파동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 마음을 열고 싱잉볼 소리에 집중해보자. 복잡하고 불규칙적인 뇌파가 싱잉볼의 편안한 리듬으로 동기화되면,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싱잉볼 힐링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학생들과 함께 3월 23~25일 깊은 산속 옹달샘 고도원 아침 편지 명상치유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눈을 감는다. 마음을 연다. 자신을 바라본다. 보이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한다. 말렛을 잡는다. 싱잉볼을 친다, 둥~ 우웅~ 우웅~ ~ 청각 기관을 통해 들리는 소리와 몸을 통해 전달되는 진동을 느낀다. 뇌에서 감지된 편안한 리듬이 뇌와 공조한다. 건강한 싱잉볼의 파동 에너지가 뇌를 지배하도록 한다.

지난 몇 개월, 신뢰하던 한 박사 과정 학생과 '소통'의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믿었던 한 교수에 대한 실망감 및 배신감으로 평정심을 잃고 말았다. 고통스러운 긴 불면의 밤을 보내며 나의 생체 리듬은 무너지고 마음과 정신은 전쟁터처럼 잡음처럼 황폐해져 갔다. '회복'이 절실했던 시기였다.

다시 눈을 감는다. 둥~ 우웅~ 우웅~. 싱잉볼 소리에 나를 내어 놓고, 소리가 나와 '소통'할 수 있기를 그래서 황폐해진 나의 마음이 그 건강한 파동에 공조되기를 소원한다. 건강하고 평화로운 리듬으로 내 마음이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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