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를 떨치던 겨울이
주춤주춤 물러가는 계절 2월,
‘헬로, 미켈란젤로展’이 열리는
능동 어린이 회관의 특별전시관인 ‘헬로뮤지엄’에도
눈이 올 듯 하늘이 잔뜩 내려앉았습니다.
최후의 심판, 시스티나 성당 천장벽화, 피에타...
불멸의 작품 속에 녹여낸 한 천재 예술가의
고뇌와 환희를 오감으로 보고 느끼는 시간,
‘헬로, 미켈란젤로展’ 걷기명상의 주제는
‘당신과 마주하는 위로의 순간’입니다.
이번 전시는 당대 최고의 조각가이자 시인이었던
미켈란젤로의 일대기와 작품을 감성적인 시각으로 따라가며
감각적인 조명과 영상테크놀러지, HD 프로젝터를 결합해
웅장하고도 입체적인 '컨버전스 아트'로 표현합니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자
월요일 휴관으로 고즈넉한 뮤지엄 카페에
아침편지 가족들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오직 아침편지 가족들만을 위해서
‘헬로 뮤지엄’이 문을 열었습니다.
뮤지엄 카페를 꽉 채운 아침편지 가족입니다.
이번 걷기명상에는 어린 아이부터 연세 지긋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침편지 가족이 참석해 더 풍성한 느낌입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연대순이 아닌, 특유의 시대적 감성과 쟁점을 따라가며
감성적 시각을 공유하게 됩니다.
그의 작품을 통해 메시지가 있는 곳으로 따라 들어가
그 의미를 우리의 삶으로 확장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지요.”
전시를 기획한 (주)본다빈치의
서정민 실장의 간단한 전시소개입니다.
('헬로, 아티스트展 걷기명상'에 이어
두번째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숲에서만 하던 걷기명상이 예술 공간으로 옮겨 가면서
걷기명상의 외연이 많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절대고독과 신과의 화해,
그의 사랑과 미학 속에 잠깐 멈추는 시간,
이 순간이 여러분들께 깊은 위로를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고도원님의 인사말입니다.
‘위로’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모두 8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빈치, 라파엘로와 더불어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조각가이자 화가였던 미켈란젤로,
숭고하고도 아름다운 그의 예술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듯 펼쳐진 겹겹의 영상이
잠시 숨을 멈추게 합니다.
휴대폰에 다운로드 한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아침편지가족들입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작품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도웁니다.
징이 울리면 고요히 멈춥니다.
작품이 내게 걸어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작품과 나는 어쩌면 이미 오래전부터 만나기로
예정된 운명이었을지 모릅니다.
참 다정한 노부부입니다.
이 분들의 뒷모습이 이리도 아름다운 것은
사랑과 문화를 향해 활짝 열려있는
삶을 살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과
최첨단 영상테크놀로지가 만났습니다.
미켈란젤로가 평생을 바쳐 사랑한 도시
피렌체와 로마, 관객들도 옛 도시의 거리와
예술품 사이를 천천히 거닐고 있는 듯합니다.
시간도 내려놓고
생각도 내려놓고
상처도 내려놓고
홀로 눈을 감습니다.
고도원님의 새 책 ‘절대고독’의 한 구절입니다.
고도원님은 지금도 절대고독의 강을 건너고 있을 것입니다.
미켈란젤로의 그림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고 있을 것입니다.
‘최고의 예술가는 대리석의 내부에
잠들어 있는 존재를 볼 수 있다.
조각가의 손은 돌 안에 잠자고 있는 형상을
자유롭게 풀어주기 위하여 돌을 깨뜨리고 그를 깨운다.’
미켈란젤로의 걸작 중 하나인 다윗상과
그의 조각품들을 입체적인 화면으로 확대해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 천지창조 중
‘아담의 창조’ 앞에서 고요히 눈을 감은
아침편지가족입니다. 창조주를 향해 손을 뻗은
아담의 손끝에 간절한 내 마음이 있습니다.
의자에 길게 누워
천장의 그림을 바라보는 참여자입니다.
‘헬로, 미켈란젤로展’은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작품과 공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습니다.
전시장의 벽과 천장에 새로운 빛과
그림들이 천천히 나타났다 흘러가듯 사라집니다.
중세의 어느 시간인 듯, 미래의 어느 한 순간인 듯,
참여자들도 시간과 공간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된 것 같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작업실을 재현한 공간입니다.
쪼아낸 대리석 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린 공간에서
아기에게 무언가 열심히 설명하는 아기엄마네요.
하지만 아이는 이미 미켈란젤로의 천사를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시스티나 성당을 재현한 공간입니다.
천지창조에 등장하는 그림 속의 인물들이
살아서 튀어 나올 것 같습니다.
미켈란젤로가 표현하고자 했던 신의 영광은
아이들이 가장 순수하게 느끼나 봅니다.
아이들의 미술관 나들이는
예술을 온몸으로 습득하는 훌륭한
현장학습이기도 합니다.
아트홀 한쪽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미래의 예술가 탄생을 알리는 신호인가요?
전시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아이의 눈빛과 손길이 너무도 진지합니다.
아침편지 가족들이 걷기명상을 하는 동안
전시장 카페에서는 다과준비가 한창입니다.
옹달샘 음식연구소 서미순 소장이 직접 만든
샌드위치와 말린 과일·견과류로 만든 강정,
먹기 좋게 장식한 과일과 야채들이
한상 가득 차려졌습니다.
마치 파티에 온 것 같지요?
향기로운 상차림에는 어느새
다가온 봄이 가득합니다.
로맨스그레이네요.
예술을 누리며 익어가는 삶을
즐기시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습니다.
예술치유명상입니다. 흰 클레이로
내 안의 천사를 표현해 보는 시간입니다.
전시장 곳곳에 편하게 자리 잡고 내 안에 잠자는
미켈란젤로를 끄집어내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다 만들어진 작품은
시스티나 성당의 푸른 공간에
가지런히 전시를 합니다.
내 안의 천사와 내 가슴 속의 흰 고래, 새,
장미꽃 그리고 신을 향한 열망...
짧은 시간에 빼어난 작품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전시 된 관객의 작품들을
천천히 둘러보는 아침편지 가족들,
내 작품과 다른 사람의 작품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훌륭한 작품 몇 개를 선정해
고도원님의 신간 '절대고독'을
선물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예술치유명상을 진행한
아침지기 윤나라님은
미술을 전공한 화가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선정된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하는 아침편지가족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
이어지는 고도원님의 예술치유특강 시간입니다.
“위로의 핵심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차가운 가슴을 데우고 노인을
푸르렀던 시절로 되돌려 놓습니다.
사랑은 시들어가는 생명을 깨웁니다.
오늘 여러분은 미켈란젤로가 스스로를 위로했던
유일한 길인 예술에 대한 사랑으로
위로 그 이상의 것을 받았을 것입니다.”
고도원님의 열강에 어느 때보다 깊이
고개를 끄덕이는 아침편지가족들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서로들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 나의 내면과 감정을 읽어주고
나를 위로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곳의 예술은 당신을 무겁게 만든 우울한 일상에
조금은 낭만적인 방법으로 당신을 어루만지고
당신의 힘든 일상을 잠시 쉬어 가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헬로, 미켈란젤로展’ 도록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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