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 조송희 |
김광석을 아시는지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영원한 가객, 우리 곁을 떠난 지 20년이 되는 김광석을 추모하기 위해 대학로에서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김광석을 보다 展: 만나다 듣다 그리다]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그의 음악, 사진, 유품은 물론 동시대 아티스트들이 기억하는 김광석의 음악과 추억을 그의 생애에 걸쳐 발표된 노래의 흐름을 따라가며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전시회장에서 아침편지가족들이 고도원님과 함께 걷기명상을 하며 김광석을 추억하고 그의 음악을 듣는 특별한 저녁시간을 가집니다. 6월의 첫 번째 금요일 저녁, 전시회가 열리는 홍익대 아트센터에 아침편지가족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모여들어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이번에 출간 된 고도원님의 신간 '더 사랑하고 싶어서'를 들고 와서 고도원님께 직접 사인을 받는 아침편지 가족들도 있습니다. "명상은 은둔자로 머물러있다고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제 3의 공간을 만날 때 명상의 영역은 확장됩니다. 김광석은 우리에게 음악이라는 꽃밭을 남기고 갔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가 남긴 꽃밭에 서 있습니다." 걷기명상에 초대하는 고도원님의 인사말입니다. "이번 전시는 그의 노래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저희가 김광석에게 띄우는 한통의 편지 같은 것입니다. 그의 삶과 흔적, 그의 음악을 따뜻하게 만나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시를 기획한 강욱 대표님의 인사말입니다. '그의 노래에 감염된 나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안도현, 시인- 1996년 1월 6일, 32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주옥같은 노래들로 사람들의 마음에 살아있는 김광석, 그의 짧은 생과 음악 속으로 걷기명상을 시작합니다. 그가 남긴 공연 자료들, 자필악보, 일기, 메모, 통기타, LP앨범과 유년시절부터 가수 그리고 아빠 김광석의 모습을 담은 미공개 사진 등 약 300여점의 유품 속으로... 오디오 가이드에서 들리는 김광석의 육성, 그의 음반과 사진 앞에서 듣는 노래는 마치 공연장에 와 있는 듯 생생합니다. 김광석이 작사,작곡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MBC여행 프로그램 '베낭 메고 세계로'의 로고송으로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그는 여행에 대한 설렘과 불안을 이 노래에 담았으며 삶을 여행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김광석이 버스 안에서 듣고 눈물을 훔쳤다는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김광석은 너무 일찍 삶을 알아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시인 류근이 군 복무 중 선배에게 여자 친구를 뺏긴 슬픔과 좌절을 글로 표현한 노랫말이라고 합니다. 김광석이 그의 절절하고 애틋한 목소리로 류근 시인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대중들의 마음까지 위로했다고 하네요. 김광석이 사망하기 전,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그가 부른 마지막노래이기도 합니다. 나무처럼 곧은 그가 불러주던 맑고 향기로운 그날들, 부치지 않은 편지를 기억합니다. 그런 당신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나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1983년 3월, 샘터 파랑새극장에서 '동물원'의 일원으로 첫 공연을 가진 후 7년 동안 1000회의 라이브 공연을 펼친 김광석, 이젠 전 국민이 그의 노래를 아끼고 사랑하는 영원한 가객입니다. 김광석 사랑하고 그의 노래를 아끼는 사람들이 쓴 편지가 전시실 한쪽 벽면에 가득합니다. 김광석이 둘째 형의 도움을 받아 운영하던 고리카페를 재현한 공간입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고리'가 되겠다는 뜻의 '고리카페'는 마냥 퍼 주기만 하는 김광석의 성격 때문에 결국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고 하지요. 그 곳에서 걷기명상 참석자들이 간단한 다과를 나누며 담소하는 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이 강물처럼 흐르고 마음과 마음이 고리처럼 이어지는 아름다운 공간, 김광석이 꿈꾸던 세상이 20년의 세월을 거슬러 재현되고 있습니다. "휴식은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김광석도 어느 순간 어떤 인연으로 잠깐멈춤을 알았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노래는 우리의 영혼에 남아 있습니다. 못다 한 그의 삶은 우리가 대신 살아야 할 것입니다." 고도원님의 미니특강입니다. 김광석의 노래로 듣는 작은 콘서트, '노래 치유' 시간입니다. 사회를 맡은 윤나라 실장입니다. 관객에게 인사하는 'M&M Concerts'의 리더 이지영님입니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김광석의 대표곡 '서른 즈음에'로 시작한 노래는 전시회 걷기명상으로 촉촉해질 대로 촉촉해진 관객 속으로 순식간에 스며듭니다. 가수와 함께 노래하는 아침편지 가족들. 쏟아지는 눈물에 노래를 잇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경록 싱어, 박채헌 첼리스트, 김찬호 기타리스트, 열창하는 뮤지션들입니다. 김광석 전시장에서 듣는 김광석의 노래는 더 간절한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는 '김광석'이라는 가수의 삶과 노래를 통해 개인의 아픔과 기쁨뿐만이 아니라 우리 동시대인들의 아픔과 기쁨까지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김광석, 그는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살아남아 노래로 위로하고 노래로 치유하며 노래로 그의 사랑을 전할 것입니다. *위 사진의 밑글은 '김광석을 보다 展' 도록을 참조하고 인용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