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조송희, 사진 : 조송희,안치영 |
5월의 봄날입니다. 안동댐 비밀의 정원도 신록과 어우러져 소리 없이 피어난 꽃들로 찬란합니다. 오후가 되면서 즐거운 소풍을 하듯 삼삼오오 안동댐 행사장으로 모여드는 아침편지 가족들입니다. 아기 손잡고 나온 젊은 부부들도 참 많습니다. 아기들에게 초록이 넘실대는 댐 풍경을 보여주느라 일찌감치 길을 나선 모양입니다. "오늘은 안동댐 정상부에서 처음으로 걷기명상을 하는 날입니다. 여러분이 걷는 이 길이 사랑의 길, 감사의 길, 화해의 길로 새롭게 탄생하는 날입니다." 안동댐 걷기명상을 시작하는 고도원님의 인사말입니다. 옹달샘과 K-water, 한국예총 안동지회가 함께하는 안동 예술제! '잠깐멈춤 걷기명상'과 더불어 '힐링허그 사감포옹'으로 이어지는 뜻 깊은 이 자리에 전국에서 모여든 아침편지가족과 안동시민 6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수몰을 겪은 안동시민에게 안동댐은 아픔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안동댐을 시민에게 사랑받는 '사랑과 화해의 댐'으로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K-water 단장 박재욱님의 인사말입니다. 걷기명상은 안동댐 정원에서 시작해 안동댐 정상부를 지나 안동예술제 개막식이 열리는 세계물포럼기념센터까지 이어집니다. 아름드리 메타세콰이어가 쭉쭉 뻗어있는 숲길을 지나 노란 창포꽃이 흐드러진 연못의 징검다리를 건너갑니다. 한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다소곳한 숲길에는 숲의 향기가 가득합니다. 자연이 주는 치유의 에너지입니다. 오랜만에 밟는 흙의 살결이 어찌나 부드러운지요. 지난 사흘 흠뻑 내린 비에 땅은 더 촉촉해졌습니다. 댐을 굽어보는 정자를 향해 오르는 계단이 걷기명상을 하는 아침편지 가족들로 꽉 찼습니다. 댐의 정상부입니다. 완공 후, 처음으로 '걷기명상'이 진행된 댐 위에는 5월의 햇살이 가득합니다. 그 찬란한 햇살 속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안동댐 위에서 하는 '잠깐멈춤, 걷기명상!' 시간을 햇빛에 말리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말리면 신화가 된다 하였지요. 또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입니다. 안동댐 정상에 있는 준공탑에서 걷기명상의 발걸음을 멈춥니다. 올곧은 선비의 역사를 간직한 안동의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듣습니다. 내 마음의 말을 듣습니다. "오늘 그대, 꽃이 되고 나무가 되십시오. 고요함과 평화의 주인공이 되십시오." 고도원님의 목소리가 아련한 바람소리 같습니다. 1971년 4월에 착공하여 1976년 10월에 준공된 안동댐, 옛 도시 안동의 비밀을 간직한 푸른 물줄기가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저녁식사시간입니다. 아침편지에서 준비한 맛있는 주먹밥과 샌드위치, 꽃마 영양바, 사과, 물 등을 담은 도시락이 정성스럽습니다. 5월은 역시 '가정의 달'인가 봅니다. 오늘은 유난히 가족참가자가 많습니다. 걷기가 명상이 되고, 명상이 소풍이 되는 날, 아이들도 참 특별한 봄날의 추억하나를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해가 뉘엿하게 넘어가면서 세계물포럼기념센터의 수천전이 더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제28회 안동예술제' 개막식이 시작되었네요. 한국예총 안동지회(정숙희 회장)에서 주관하는 안동예술제는 힐링 아트를 테마로 지금부터 5일동안 안동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안동대학교 댄스팀 원티드와 D&C의 싱그러운 축하공연입니다. 안동예술제의 식전 공연으로 '힐링허그 사감포옹'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둥둥 북소리에 맞춰 라퍼커션이 거리음악 퍼포먼스를 하며 관객들과 함께 무대로 이동합니다. '라커퍼션'은 MBC '무한도전'에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응원가를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던 국내 정상급 브라질 음악그룹입니다. 다양한 악기를 이용한 흥겨운 리듬에 브라질 특유의 퍼포먼스가 더해진 바투카다(타악) 퍼레이드입니다 푸른 하늘과 푸른 땅, 아름다운 사람들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환호하는 관객들. 안동예술제, 안동지역의 예술과 함께 꽃피는 5월입니다. 객석에 앉은 고도원님도 함박웃음입니다. 수천전 특별무대에서 펼쳐지는 '힐링허그&사감포옹'입니다. 물은 모든 생명의 원천이지요. 물과 함께 기쁨과 평화를 노래하는 춤. 물 위에서 놀고 춤추며 사랑과 감사를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물위의 춤은 땅위의 군무로 이어 받습니다. 태초에 하늘과 땅은 하나이고 물과 땅의 구분이 사라지듯이 우리 모두가 사랑과 감사의 온전한 선물임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우리가 딛고 선 모든 땅도 사랑과 감사가 넘치고 예술이 춤을 추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