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기사

[2019.07.26 중앙매스컴 사우회보] 사우들의 공감과 배려의 힘 보여준 '힐링 스테이'

국슬기

2019-08-07
조회수 1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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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들의 공감과 배려의 힘 보여준 '힐링 스테이' 제242호 중앙그룹 중앙매스컴 사우회보 | 2019년 7월 26일 발행인 최승호 편집인 이규진

사우들의 공감과 배려의 힘 보여준 '힐링 스테이' <'고도원의 명상치유센터' 체험 행사>
7월 2(화)~3일, 충주에서
사우회 주최로 23명 참가
'잠깐 멈춤' 의 중요성 체험

<'휘게(Hygge)'는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를 말하는 덴마크어 노르웨이어다.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현재의 순간에 집중함으로써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간다는 것인데, 복지 등 사회적 여건만이 아닌 자신의 온전한 노력으로 빚어낸 결과물이다. 행복하려면 여기에 공감이 더해질 때, 그 힘과 감동이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사우들이 충북 충주에서 1박 2일간 경험한 '힐링 스테이 (Healing stay)'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공감과 배려의 장(場)이었다.>

'힐링 스테이'(7월 2~3일, 충주)에 참가한 일행이 '고도원 사우와의 차(茶)담회'를 마친 뒤 활짝 웃으며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스테이' 첫날> 장마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7월초의 맑게 갠 날씨에 힐링 스테이를 위해 떠나는 사우들의 표정에는 다소 들뜬 기대감이 묻어 있었다. 사우회(회장 최승호) 주최로 열린 체험 행사를 위해 모인 사우들은 7월 2일(화)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본관 인근에 주차된 '깊은 산속 옹달샘' 버스에 올라탔다. 오후 1시에 출발한 버스는 경부선을 따라가다 죽전 버스정류장 등에서 일행 3명을 태우고 충주시 노은면에 위치한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으로 향했다.

2시간도 채 안 돼 현지에 도착한 사우들과 개별적으로 차를 몰고 와 합류한 사람들을 포함해 모두 23명의 일행을 '옹달샘' 직원들이 입구에서부터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지세(地勢)가 부드러운 산속에 포근하게 안긴 듯한 이곳은 7만여 평의 땅에 명상공간과 숙소 등 각종 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행은 현대적 시설의 숙소(2인 1실)에 여장을 풀고 명상복으로 갈아입은 뒤 명상공간에 모여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명상을 하는 공간은 무척 넓고 쾌적했다. 건강에 좋은 황토를 이용해 벽을 쌓아 올린 이 구조물은 강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엄청 큰 철골(철제빔)로 돼 있다는 설명이 이채로웠다.

'통나무 명상'이 시작됐다. 편백나무로 만든 굵직한 통나무를 이용해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뭉친 '기와 혈'을 풀어주기 위해 20여 년간 선무도를 수행한 김재덕 강사가 나섰다. 이 분야 고수답게 매트에 누운 일행을 위해 매끄러운 진행으로 명상의 시간을 도왔다. 시간이 한참 흐르며 긴장이 풀린 한 사우의 나지막한 '코골이' 소리가 적막을 깼고, 옆에서 숨죽여 웃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명상의 마지막은 '발목펌프운동'이 장식했다. 발을 20~30cm 올린 뒤 아킬레스건 윗부분을 통나무에 툭 떨구듯 내리면 되는데 양쪽 발을 번갈아가며 8차례씩 3세트를 하면 된다. 처음 해본 사우들은 이걸 하다 자칫 다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듯했다. 하지만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종아리 근육을 중심으로 혈액순환에 큰 도움이 되는 운동이어서인지 이내 다들 땀을 흘리며 열심히 따라 했다.

1 도착한 첫 날 '통나무 명상'에 앞서 일행이 몸을 풀고 있다. 2 저녁 식후 고도원 사우와의 '차(茶)담회' 모습. 3 둘째 날 아침 산책에 나선 사우들이 '옹달샘' 직원에게서 설명을 듣고 있다. 4 '웃음 명상'에 참가한 일행이 다 함께 박수를 치며 크게 웃고 있다. 5 일행이 충주의 막국수 맛집과 6 커피점에서 각각 식사와 음료를 들고 있는 모습.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저녁은 식단부터 눈길을 끌었다. 가지무침, 누룽지버섯요리, 된장찌개부터 상추에 싸먹는 된장 등의 깊은 맛은 또 다른 묘미가 있었다. '잠깐 멈춤'의 중요성을 곳곳에 잘 풀어낸 '힐링 스테이'의 색다른 체험은 식사 중 멈춤이었다. 20분 정도의 한 끼 식사 중 3~4차례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음식물을 먹다가 멈추는 것이다. 어떤 이는 된장 상추쌈을 먹다가 된장의 맛을, 또 다른 사람은 김치를 먹다가 김치 본래의 맛을 각각 음미하게 된다. 평소에는 정신없이 먹다가 느껴보지 못한 음식과 재료의 참맛을 느껴보게 되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천천히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저녁을 마친 뒤 이곳을 운영하는 고도원 사우((재)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와의 '차(茶)담회'가 열렸다. 지난해부터 국립산림치유원(경북 영주)원장을 맡아 양쪽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고 사우와의 만남은 뜻 깊은 자리였다. 사우들의 질문은 끊이질 않았고 고 사우는 지난날의 아픔과 극복, 또 다른 미래를 위해 달려가는 자신의 심정을 밝히며 줄곧 허심탄회하게 답변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연설담당 비서관을 하며 5년간 단 3일을 쉬었다. 그러다 결국 순간적으로 주저앉은 때가 있었는데 '이러다 내가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뒤 자신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바삐 사느라 '엔진에 난 불'을 끄려면 잠깐 멈춤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고 사우와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윤나라 이사는 15년 넘게 이곳을 가꿔온 그의 지난날 고난을 설명하며 "(그는) 5년 전까지만 해도 강연하다 (지난날 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곤 했다"고 설명한다.

한 사우가 앞으로의 꿈을 묻자 고 사우는 "이곳의 '깊은산속 링컨학교'(편집자 주: 초등 4학년~고교 3학년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지내는 여름캠프로 인성 교육에 집중해 호평을 받고 있음)가 올해 9년째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앞으로 4개 국어(한국어, 영어 등)를 구사하는 행복한 글로벌 리더를 만드는 '꿈 너머꿈 국제학교(대안학교)'를 여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현재 1만평 부지에 건립 공사 중임).
차담회를 마친 사우들은 고즈넉한 분위기의 뜰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산중 한담(閑談)'을 즐기기도 하고, 일부는 숙박시설 내 스파(spa)'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모처럼 피로를 풀기도 했다.

<둘째 날> 아침 일찍 일행 중 10여 명은 식사 전 시간을 이용해 주변의 산길을 산책했다. 안내 직원의 도움을 받아 40여 분간 호젓한 산책길을 거닌 이들은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길의 상쾌함을 만끽했다. 그 뒤 정갈하면서도 건강함이 담긴 아침 식사를 마친 일행은 이번 체험 행사의 백미인 '웃음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10여 년간 요가로 단련된 유하연 강사는 8년간 이곳에서 '웃음 명상'을 함께 한 베테랑이다. 덕분에 일행은 '웃음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다.

산중 한담(閑談)-숲속 산책-웃음 명상 등 '치유의 시간들' 만끽
홍은희 사우는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남편(박영민 전 MBC 경제부장)과 함께 즐겁게 웃으며 강사를 따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참가자들 또한 같이 어울려 밝은 웃음을 나누었다. 공감이란 서로를 배려하는 행동에서 우러나온다는 걸 느낀 순간이었다. 윤흥식 사우의 '연기'도 명품이었다. 강사의 진행에 따라 모두들 손뼉을 치며 웃는데 고희의 나이에 극단 예술감독이자 배우로 활동 하는 윤 사우는 두 손으로 바닥을 치며 온몸으로 웃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를 본 일행은 박장대소를 하며 웃느라 장내는 난리법석이 났다.

웃음의 폭풍이 지나간 뒤 강사의 말에 따라 참가자들은 자신의 팔로 가슴을 감싸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차례로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를 읊조리며 따라하던 이들 중에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한 사우는 "자신을 '사랑해'라고 해본 적이 없던 터라 이 말을 하면서 울컥 했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박2일의 '힐링 스테이'를 마치고 일행은 버스를 타고 20여분을 달려 인근의 막국수 맛집에 들렀다. 명성답게 쫄깃한 면발에 매콤새콤한 양념장이 별미였다. 지역 특산품인 '메밀 동동주'는 지난 밤 술이 그리워 애태웠던 일부 주당들의 입맛을 돋웠고 메밀가루를 묻혀 튀긴 통닭 역시 고소한 맛이 유별났다. 맛깔난 점심을 마친 일행은 잠시 인근의 소문난 커피점에 들러 커피 등을 마시며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남한강을 배경으로 운치 있게 자리 잡은 이곳에는 커피 향을 내려 받아 만든 조그만 '커피 빵'이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서울로 향하며 사우들은 이구동성으로 '힐링 스테이'를 말했다. 이영혜 사우는 "하루 더 있고 싶었다"며 짧은 시간의 머묾을 아쉬워했다. 사우들 중에는 "다시 한 번 오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하는 이도 있고, 한 사우는 서울에 도착하자 "1박2일의 시간이 아련한 옛날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힐링 스테이'는 사람들이 만나서 한껏 들뜨곤 했다가 곧 빛바랜 사진처럼 희미해져가는 모임과는 분명 달랐다. 모처럼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면서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게 된 1박2일의 시간은 가슴 속에 소중히 간직될 추억의 시간으로 남을 것 같다. 이를 알기에 서울에 도착해 후일을 기약하며 헤어지는 사우들의 얼굴에는 그만큼 큰 아쉬움이 배어있었다.

글= 김기평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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