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보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미네르바스쿨의 고등학교 과정이 아시아 최초로 충주에 문을 연다.
혁신대학으로 유명한 미네르바스쿨은 스티브 잡스의 파트너인 IT 전문가 벤 넬슨이 2010년 설립한 대학이다.
모든 수업을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이 대학은 미국, 영국, 독일, 아르헨티나, 대만, 인도, 한국 등 7개 국가의 도시를
기숙사로 삼고 재학 중에 세계적 기업과 협업하며 인턴생활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대학 설립자 벤 넬슨은 ‘인공 지능에게 지배당하지 않는 인류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대학의 고등학교 과정이 올해 8월부터 충주BDS(Beyond Dream Global Leader Scholars, 꿈너머꿈 국제대안학교)에
자리잡는다. 아시아 최초인 이 학교에서는 미네르바스쿨의 핵심 가치로 삼는 4C(critical thinking, creative thinking,
effective communication, effective interaction)를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 교육에 BDS만의 고유특징인 시민의식,
민주주의, 나눔, 리더십 교육을 융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아침편지 고도원 이사장 “자신과의 경쟁으로 스스로 재능을 극대화하는 학교 열 것”
충주 BDS의 설립자는 대통령 연설담당비서관, 국립산림치유원장 등을 거친
고도원 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이다. 그는 지난해 전 포항공대 총장인 백성기
총장의 소개로 미네르바 설립자인 벤 넬슨과 화상 회의를 가지게 됐다. 대화에서
교육철학이 맞 닿아 있음을 확인한 고도원 이사장과 벤 넬슨은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과정 도입을 추진하게 됐고, 지난해 10월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인 발표를 마쳤다.
고도원 이사장은 벨 넬슨과의 만남에 대해 “리더는 언어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자세와 시선, 목소리 모든 것이 중요한 요소다.
오랫동안 언어에 대해 고민해 왔는데, 벤넬슨 역시 리더의 스피치 자세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회상했다. 그는 “서열과 입시가 중심이 되어 개성이
무시되는 교육이 아닌, 자기자신과의 경쟁을 거쳐 스스로 재능을 극대화하는 학교를
만들고자 한다. 그 속에서 지식을 융합하여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립러닝 방식, 개인의 재능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 가능
이러한 교육철학에 따라 BDS 미네르바 바칼로레아에서는 개인적 역량,
과학, 사회연구, 언어예술, 수학 등을 배우게 된다. 수업 방식은 플립러닝방식으로,
온/오프라인 결합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 전에 교사가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리 학습한 후, 수업시간에는 이에 대해 토론하게 된다.
온라인을 통해 토론하는 모든 과정은 녹취되며, 이를 통해 자동적으로
학생의 언행에 대해 분석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시스템을 통해 학생의
데이터는 축적되며, 이에 대해 학생이 가진 재능에 대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교육과정에서 상대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평가는 학생의 발표 내용 및 횟수 등을
토대로 진행되며,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학생 관찰을 통해 평가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향후 이 학교 학생들은 ‘지역기반 과제’도 수행하게 된다.
미네르바 대학이 세계 7개 도시를 거점으로 오프라인을 통해 다양성을 학습하듯,
충주 BDS 학생들도 충주에 기반을 두고 국내에 3~4곳, 국외에 3곳 정도 기숙사를 돌며
학습하게 될 계획이다. 고이사장은 “대구, 전주, 광주와 미국, 중국, 일본 등에
기숙사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분석으로 학생 재능 발견, 최고멘토로 육성.. 노벨상 수상자, 쏟아져 나올 것 기대
고도원 이사장은 “죽은 교육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며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교육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대 1 방식을 추구하는 하브루타 교육은 우수교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기에 네덜란드, 덴마크의 교육 방식을 채택하여 초등 6년~8년 가량 한 사람의
담임이 아이를 맡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에 대해 세밀하게 파악한 담임교사가
아이 인생의 골을 내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데, 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담임교사와 아이가 서로 맞지 않을 경우 상당히 힘들기 때문인데, 이를 데이터 기술로
보완할 방법이 미네르바 바칼로레아에 있다”며 “이는 인간의 감정이 배제된 채 학생의
언행과 학업적 성과 및 속도 등을 분석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으로 확인된 학생의 재능을 발견한 후, 최고의 멘토를 일대 일로 붙이겠다는
것이 BDS 미네르바 바칼로레아의 방침이다. 고 이사장은 “이러한 교육 방식을 통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20년, 30년 후에 쏟아져 나오길 바라고 있다. 세계 유수의 대학에
통과는 되어도 그 안에서 생존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토론 문화에 적응되어 있지 않아
특히 더 힘든데, BDS는 토론형 수업을 통해 스스로 단련되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네르바 온라인 시스템에 명상, 운동, 독서 융합
혁신적인 온라인 시스템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미네르바 스쿨의 시스템에
BDS만의 강점인 ‘명상과 독서, 운동’이 융합되는 것 역시 BDS만의 특징이다.
충주 노은면 ‘깊은 산속 옹달샘’에 위치한 BDS는 자연 속에서 매일 아침 몽골식
텐트로 형성된 방에서 명상을 통해 감정조절능력과 내면성장을 추구한다.
독서를 중시 여기는 문화 역시 BDS만의 특징이다. 독서를 삶과 교육활동
그 자체라 보는 교육철학이 녹여져 있어 교내 시설 여러 곳이 독서와 연계되어 있다.
친환경 건축공법으로 지어진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사람 살리는 밥상’이라는
이름의 급식을 매 끼니 섭취하며 몸과 마음의 바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자연 속 학교에서 조정경기, 실내수영, 승마, 골프 등
다양한 운동을 접할 수 있고, 디자인, 케이팝댄스, 드론, 영상촬영과 스피치,
드라마, 음악콘서트, 선무도, 비보잉 등 창의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그룹은 교사, 상담교사, 기숙사사감, 힐러 등이며,
학생활동의 멘토를 담당하는 전문가그룹이 따로 형성되어 있다. 고도원 이사장은
“BDS에는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는 다양한 무대가 형성되어 있다. 학생들의 꿈을 찾고,
꿈너머 꿈을 탐구하고, 자신의 재능을 극대화하는 곳. 그래서 나의 꿈이 타인의
행복에도 기여하는 곳. 그곳이 바로 BDS”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