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는 옹달샘에서 배고프지 않은 단식 경험기]
"깊은산속옹달샘 생활단식"을 시작하기 전
내 몸이 상태는 최악이었다. 온갖 쓰레기가 꽉 차서
더 들어가지 않는 휴지통 같았고 이물질이 꽉 막혀 전혀
내려가지 않는 하수도 같이 느껴졌다.
몸 상태가 이러니 화가 솟아났고
말에는 가시가 돋혔다. "아! 비우고 싶다"는 말이 입으로
새어나왔고 직장동료가 깊은산속옹달샘을
소개시켜줬다. 마침 4월 18일에 시작하는
단식 프로그램이 있어서 당장 바로
예약을 하고 휴가를 던지고 왔다.
살기 위해서.. 살 길을 찾기 위해서..
옹달샘은 진짜 깊은 산속에 있었다.
울창한 숲과 다양한 꽃과 나무와 산책길. 이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단식을
해야한다. 십 수년전에 했던 단식의 기억은 아직도
굉장한 고통으로 기억되기에 조금은 겁이 났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웬 걸!
3일차인 지금도 전혀 고통스럽지 않고
배가 고프지 않다. 밥시간에 먹는 된장차가
된장국 정식을 먹는 것 처럼 뇌를 속여준다. 된장차를
먹고나면 쩝쩝 입맛을 다시고 포만감?
아니 만족감이 올라오는데..
이런 쉬운 단식이 있었다니
감탄스럽다. 물대신 마시는 니시차는
배고픔을 잊게 하고 뭔가 몸을 씻어내리는
느낌이 들어 열심히 마셨다.
단식을 하며 가만히 누워있으면
온갖 먹을 것의 형상이 머리를 멤돌겠으나,
옹달샘에서는 그냥 놔두지 않았다.
중간중간 이어지는 통나무 요가,
숲속체험, 싱잉볼 등의 프로그램이 있어서 음식에
대한 욕망을 떨쳐버리고 몸을 움직여 생각을
떨치게 도와준다. 선생님, 힐러의 수준도
아주 높고 수업의 질도 높아
만족스러웠다.
이번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고도원님과의 대화"도 너무 인상적이었다.
유명한 분을 만난다는 기대감에서 시작해서 대화를 통해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을 반성하고 내가 사회의 일원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사회적 책임감에 대해
고민하며 대화를 마쳤다.
너무 갚진 시간이었다.
3일단식 후 2일 보식이 남았지만
전혀 두렵지 않고 잘 끝낼 수 있을 거라 나를 믿는다.
단식 이후의 삶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 기대한다.
일상에 지치면 훌쩍 떠나는 여행을 선택했던 나.
이제는 지치면 깊은산속옹달샘으로
기쁜 마음으로 향할 것 같다.
마치 어머니의 자궁같은 편안함,
깊은산속옹달샘은 그런 곳이다. 자궁을 거쳐
조금은 정화되어 옹달샘에서 나간다.
단식을 고민하시는 분,
휴식이 절실하신 분, 빨리 옹달샘에 오셔서
다시 태어남을 느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P.S : 앗, 커피관장 이거 요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