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 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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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네 번째 음식축제를 열었습니다. 귀한 손님들이 오시는 날, 옹달샘 앞마당에 커다란 가마솥 내걸고 참나무 장작으로 불을 피워 뽀얀 떡쌀을 앉혔습니다. 옹달샘 음식연구소에서 직접 싹을 틔운 겉보리로 엿기름을 만들어 조청을 고아내고 지난 가을 추수한 우리 쌀을 곱게 빻아 희디 흰 떡쌀을 만들었습니다. 들판에서 파릇파릇 연하게 돋아난 애쑥은 미리 캐어 깨끗하게 다듬고 씻어 두었지요. 뜨거운 김이 오르는 가마솥에 채반을 놓고 쑥버무리를 쪄 낼 준비를 합니다. 고달픈 세상살이를 견뎌 온 자식들에게 햇쑥을 버무려 갓 쪄낸 떡 한 접시부터 먹이고 싶어 하는 고향 어머니의 마음, 바로 이번 음식축제를 준비한 옹달샘의 마음입니다. 이번 음식축제의 주제는 'Dry Food'의 세계입니다. 새봄! 옹달샘 'Dry Food'의 세계 행복하고 맛있는 시간 속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아침지기 이효정님이 진행한 음식축제 오리엔테이션입니다. "길고긴 겨울이 지나고 아직은 새싹이 돋아나기 전인 3월, 음식이 가장 부족한 계절입니다. 현명한 어머니가 말린 채소와 곡식으로 배고픈 자식을 거두어 먹이고 손님을 대접하던 바로 그 정성으로 옹달샘에서 잔칫상을 준비했습니다. 맛있게 드시고 마음껏 즐기십시오." 고도원님이 함박웃음으로 손님맞이 인사를 합니다. 새봄, 행복하고 맛있는 초대에 환호로 응답하는 아침편지가족들입니다. "저는 남는 음식은 말려서 보관합니다. 야채를 말리면 달콤하고 쫄깃쫄깃해지지요. 말린 야채는 스프로, 죽으로, 나물로... 참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습니다. 음식도 지혜로워지는 것이지요. 오늘 저는 여러분께 이렇게 말린 식재료로 「위로를 주는 음식」을 드리려고 합니다.” 옹달샘 음식연구소장 서미순님이 초대받은 손님들을 'Dry Food'의 세계로 이끄는 첫 인사를 합니다. 옹달샘 약된장으로 양념된장 만드는 방법을 시연하는 서미순 소장입니다. 파프리카, 양파, 표고 등 잘 말려 둔 온갖 자투리 야채를 절구에 빻아서 만드는 특별한 양념된장입니다. 싱싱한 야채를 된장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일품입니다. 고도원님의 안내로 옹달샘의 장독대와 저장고를 투어하는 시간입니다. 좋은 음식을 잘 갈무리하고 향기롭게 숙성시키는 것은 옹달샘 '사람 살리는 밥상'의 기초며 기본입니다. '사람 살리는 음식'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요리하는 조리실을 지나 옹달샘의 보물창고인 음식저장고로 안내하는 고도원님과 서미순님입니다. "직접 둘러보니 더 믿음이 가네요. 참 놀랍습니다." 저장고를 둘러보고 말린 식재료들을 직접 먹어도 보면서 감탄하는 아침편지 가족들입니다. 저장고 바깥으로 나오니 봄이 더디게 오는 산골옹달샘의 장독대 주변에도 봄볕이 가득합니다. 마당 한편의 가마솥에는 향기로운 쑥버무리가 포실하게 쪄지고 또 다른 가마솥에는 시래기청국장이 설설 끓고 있습니다. 겨우내 잘 말려 두었던 시래기가 옹달샘에서 직접 띄운 청국장을 만나 맛있는 시래기 청국장으로 완성된 것이지요. 가마솥이 걸린 풍경을 얼마 만에 보는지... 저절로 발걸음을 멈춥니다. 사진 한 장 남겨두는 것도 추억을 더 오래 간직하는 방법입니다. 맛있게 쪄진 쑥버무리를 나눔의 집으로 옮겨가는 아침지기 오금종님 입가에도 함박꽃이 피었습니다. 옹달샘의 풀 뽑는 여인 강은주님이 오늘은 고운 한복차림입니다. 고도원님의 아내인 강은주님은 남루한 차림으로 이른 새벽부터 직접 풀을 뽑으며 드넓은 옹달샘 정원을 가꿉니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풀 뽑는 여인'입니다. 고도원님의 오늘을 있게 한 아름다운 여인, 음식축제 참여자들께 아내를 소개하는 고도원님의 표정에 애틋함이 묻어납니다. 드디어 점심시간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 100% 우리음식으로 차려진 신토불이 토종 잔칫상입니다. 점심밥상입니다. 절로 군침이 도는 음식들입니다. 건강한 우리 땅에서 나서 자라고, 싱그러운 옹달샘 바람에 말리고, 옹달샘 장독대에서 감칠 맛나게 익은 우리 음식의 향연입니다. 옹달샘에서 직접 담근 약된장과 고추장, 각종 장아찌와 효소 등을 실비로 판매도 하였습니다. 준비한 음식들이 순식간에 동이 나네요. 싼 가격에 맛있고 좋은 음식을 한 보따리 사들고 보니 이리 기분이 좋을 수 없습니다. 점심식사 후 자유 시간에는 옹달샘 곳곳을 둘러보는 스탬프 명상투어를 하였습니다. 옹달샘 약초밭에서 자연명상을 하고, 직접 표고를 재배하는 표고하우스를 돌아 레터포유라는 예쁜 공간에서 고도원님의 신간 '당신의 사막에도 별이 뜨기를' 필사체험을 하고, 옹달샘 도서관에서 책명상을 하고, 천채방에서 통나무명상을 하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투어입니다. 스탬프명상투어를 완성한 사람에게는 맛있는 선물이 준비되어있습니다. 과일말랭이 강정과 야채말랭이 강정 그리고 햇쑥쿠키, 옹달샘에서 직접 만들어 내 아기에게 먹이고 싶은 건강간식입니다. 약초밭 가는 길에 봄빛 가득한 산길을 손을 잡고 내려오는 부녀를 만났습니다. 홀로되신 아버지와 함께 이번 음식축제에 참가해 약초밭 자연명상 스템프투어를 하고 오는 김윤경님이네요. 가슴이 뜨끈해집니다. 옹달샘은 이렇게 가족과 가족 사이의 정을 새롭게 이어주고 확인해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옹달샘 산속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습니다. 약초밭에 새싹이 돋고 마른 나뭇가지에도 푸른 물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움트는 새싹들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여인의 모습에도 봄기운이 서렸습니다. 자유시간이 지나고 나눔의 집으로 오니 식탁에 이렇게 맛있는 취절편과 취가래떡이 준비되어있네요. 옹달샘을 한 바퀴 돌고난 뒤 출출하던 차에 참 반갑습니다. 함께 준비한 조청은 옹달샘에서 겉보리를 띄워 만든 엿기름으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함께 만들어요'입니다. 과일말랭이 강정과 야채말랭이 강정을 참여자들과 함께 직접 만들어 보는 재미있고 맛있는 시간입니다. 강정만들기는 옹달샘의 식단을 책임지고 있는 '나눔의 집' 하계선팀장님이 시연을 하고 서미순 소장님이 옆에서 도와줍니다. 과일말랭이 강정과 야채말랭이 강정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과일말랭이 강정은 달궈진 팬에 조청과 설탕을 잘 녹인 후 색색이 말린 과일을 넣어 코팅하고 직접 튀겨온 쌀강정을 넣어 버무립니다. 야채말랭이 강정도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내지요. 전통 방법처럼 납작하게 눌러 잘라 먹는 것도 좋지만 오늘은 따끈한 강정을 손으로 가볍게 뭉쳐 먹어봅니다. 여태껏 먹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맛의 강정이 탄생했습니다. 과일말랭이 강정에는 말린 사과, 오렌지, 키위, 토마토 등 갖가지 과일이 들어갔고, 야채말랭이 강정에는 말린 표고, 파프리카, 오이, 양파 등의 온갖 야채가 다 들어갔습니다. 완성된 강정은 참여자들이 직접 손으로 먹기 좋게 뭉쳐봅니다. 강정을 꼬치에 끼워 뭉치는 아이디어 넘치는 팀도 있네요. 달콤하고 향긋한 과일강정과 매콤하고 고소한 야채말랭이 강정, 핀란드에서 온 외국인 탄야님과 어린 아기들까지도 옹달샘강정의 맛에 폭 빠졌습니다. 이번 음식축제를 준비한 서미순 소장과 고도원님께 참여자들이 직접 질문을 하고 대답하는 시간도 유쾌하고 흥겹습니다. "옹달샘 사람 살리는 밥상, 멋집니다. 최고예요!" 엄지손가락을 높이 치켜드는 참여자들입니다. 함께 강정을 만드는 시간이 끝나갈 무렵, 옹달샘 앞마당에서 한바탕 춤판이 벌어졌습니다. 힐링춤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춤꾼 최보결님과 워크샵 참여자들의 축하무대입니다. 고도원님과 음식축제 참여자들까지 이 흥겨운 춤판에 끼어들기 시작하네요. 옛 어른들이 흰 차일이 쳐진 잔치마당에서 흥겨운 춤을 추며 신께 감사하고 오늘을 축복하며 여흥을 즐기듯, 옹달샘 잔치에도 춤이 빠질 수 없습니다. 저녁식사시간, 이제는 잔치가 끝나갑니다. 그래서 더 의미 있는 만찬이 되어야겠지요. 좋은 음식을 먹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낸 봄날 하루가 참 기쁘게 저물어갑니다. 맛있는 저녁밥상입니다. 저녁밥상도 정갈하고 풍성합니다. 우리 음식이 이렇게 다양하고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새삼 뭉클합니다.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밥상, '위로를 주는 음식'이 바로 이런 건가 봅니다. 고도원님이 이번 음식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한 '나눔의 집' 아침지기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소개합니다. 이 분들이 바로 옹달샘의 '사람 살리는 밥상'을 차리는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옹달샘 뒷산에 생강나무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생강나무꽃은 옹달샘에서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트리는 봄의 전령입니다. 이제 옹달샘에도 줄지어 진달래가 피고 산벚꽃이 피고 자목련이 피어날 것입니다. 그렇게 봄이 깊고 산삼의 향기가 짙어 올 무렵, 옹달샘에는 또다시 음식축제가 열리겠지요. 그날, 또 당신을 기쁘게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 살리는 밥상' 옹달샘 음식축제 신청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