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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한국일보] 산티아고 길에서 왈칵... "상처 비우고 사랑으로 채우죠"

디자인삼

2022-11-11
조회수 2,895

정지용기자    2022-11-08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재개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다. 아침편지문화재단 제공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숨을 깊게 들이쉰다. 눈앞에는 하늘까지 닿은 순례길이 뻗어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땅을 밟을 때마다 마음속 고요가 퍼져 간다. 하염없이 걷다 보면 누구나 자신과 마주하는 곳,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고도원(70)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에게 올해는 ‘회복’의 해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3년간 중단했던 연례행사,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를 재개했다. 지난달 4일부터 보름간 문화재단을 통해 참여한 71명의 참여자와 함께 하루 최대 2030㎞를 걸었다. 8일 전화로 만난 고 이사장은 “산티아고에 오고 나서 영혼의 허기짐이 해소됐다. 너무나 다시 오고 싶었다”고 했다.

왜 산티아고일까.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산티아고(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길이다. 천년 세월 동안 무수한 이들이 신앙적 희구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고 이사장은 “풍경이 놀랍도록 아름다울 뿐 아니라 상처 받은 이들, 신앙적 가르침을 갈구하는 이들의 땀과 눈물, 기도가 서려 있다”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함을 넘어 영적인 울림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순례길을 걷고 자기만의 경험을 얻어 간다. 고 이사장은 “어릴적 부모가 준 상처의 트라우마를 용서하며 오열하던 참석자, 사업상 어려움으로 엄습한 극단적 선택의 유혹을 뿌리친 참석자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고 이사장은 “비우고 비워낸 곳이 상처와 원한이 아니라 기쁨과 사랑으로 채워진다”며 “그게 걸으며 묵상하는 즐거움”이라고 설명했다.

반드시 드라마틱한 경험을 겪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걷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영혼이 치유된다는 게 고 이사장의 생각이다. 삶의 어느 순간 멈춤과 휴식이 필요할 때 걷기를 통해 회복의 시간을 갖자고 제안한다. 고 이사장도 매일 걸으며 명상하는 ‘생활 속 순례자’다. 2010년 충주에 세운 명상센터 ‘깊은 산속 옹달샘’에서 하루 한 시간 이상을 걷는다.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아침편지문화재단 제공

 

 

‘아침편지 발행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 이사장은 소위 ‘잘나가는 언론인’ 출신이다. 일간지 정치부 기자를 거쳐 김대중 전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을 맡았다. 그 치열했던 시간 속 ‘갑자기 몸이 굳는’ 순간을 맞았고, ‘나머지 인생은 덤으로’ 살겠노라 다짐했다. 고 이사장은 현재 약 400만 명이 받아 보는 아침편지, 명상센터, 걷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삶에 지친 이들의 손을 맞잡고 있다.

무수한 길을 걷다 보니 새로운 길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고 이사장은 “함께 걷기와 같은 한국형 문화생태계가 구성됐으면 좋겠다”며 '아침편지 트래킹 클럽'(아트클럽) 바람을 밝혔다. “살면서 여러 변수가 생기고 직장,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겪죠. 어디서 이런 갈등을 풀 수 있을까요. 저는 무조건, 천천히,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cdragon25@hankookilbo.com 





 


느낌 한마디 13

  • 2022-11-15

    그렇게 가고싶어했던 산티아고순례길!
    함께 걷지는 못하고 나홀로 걸었던 그길~~~
    때론 동행자들이 있어서 덜 외로웠던 그길~~~
    잠들어 있던 내영혼을 흔들어 깨워준 부엔 까미노
    또 다시 인생의 순례길을 걷는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박지현

    2022-11-14

    아침편지 시작과 함께 인연을 맺어와서 지금까지 삶의 매 순간마다 함께 해 왔어요. 이번 순례길도 동행하고픈 맘이 컸으나 직장에서 휴가가 여의치 않아 함께하지 못햇어요. 내년에는 꼭 가리라 다짐해 봅니다. 내 삶의 지표가 되어주는 아침편지, 감정이 메말라 삶이 피폐해 지거나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불편함이 극에 달할때 옹달샘을 찾아가 조용히 명상을 하고 오면 모든게 치유가 되곤 한답니다. 약발이 떨어질 떄 쯤 다시오라던 고도원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에서 맴맴하네요. 곧 다시 찾아갈게요.

  • 세류

    2022-11-14

    늘 걷고 싶은 마음이지만 몸이 따라주지 아니해서 아침편지를 통해 열심으로 즐거움과 기쁨을 함께합니다.

  • 장태옥

    2022-11-14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고 싶은데 23년에 언제쯤 계획이 있는지요. 그리고 경비는 얼마정도 소요되는지요. 알고 싶습니다

  • Anne Kim

    2022-11-13

    함께걷기와 같은 한국형문화생태계ㅡ아침편지 트래킹 클럽ㅡ'아트클럽'/ 멋진 새길이 널리멀리 이어지기를 희망하며 동참합니다

    언제나 무조건 천천히 몸맘영혼의 새장을 열어주시는 선생님께 존경과 함께 감사드립니다~
    더욱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김현태

    2022-11-12

    가슴 설렘이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 로망입니다. 튼튼하지는 않지만 걸을수 있을때 함께 하고픈 마음입니다. 많은 경험을 하신 느낌들을 보니 많이 부럽습니다. 내년을 또 기약해 보겠습니다.

  • 안경화

    2022-11-12

    이무웅님처럼 많은 분들이 그곳을 왜 가는지?! 저도 궁금하고 느껴보고 싶어서 신청했는데 장거리 걷는 두려움, 겪어야 할 고통이 무서웠지만 역시 걷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꾸준히 걷기 연습)
    그래도 그곳을 다녀오고 나니 궁금한 것이 많이 해결되었고 그냥 모든 일이 감사하고 앞으로 뭐든 못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80대 청년 이무웅님! 내년에도 응원합니다~^^

  • 이무웅

    2022-11-12

    저는 영적 충만을 위해서 또는 원한을 용서하기 위해서 아니면 살아 온 인생을 반성하기 위해서
    등등 때문에 산티아고 순례길 치유 여행에 신청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순례길이 어떤 것이기에
    많은 분들이 그곳을 가는 가를 알아 보고 싶은 마음과 하루에 장거리를 걸으면서 육체에 가해지는
    고통을 참아 가면서 걸으려고 했는데 일정상의 걷는 총거리를 확인 한 후 건방진 얘기일 수도 있지만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많이 짧은 거리였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가는 이유를 바꿨습니다.
    일행의 후미에서 천천히 걷고 혹시 걷는데 불편한 분이 계시면 오랜 세월 달리기를 하면서 직접 당해
    본 작은 부상을 치료해 드려서 그 분들이 걷는 데 도움을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걷는 동안 저에게 도움을 요청한 분들에게 성의껏 치료를 해 드리고 또 이분들께서 걷는데
    불편함이 없다는 말씀을 듣게 되어 저는 보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의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침표였습니다.

  • 정인옥

    2022-11-12

    거창하게 치유니 힐링이니 제목을 붙이지 않고도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걷고 걷고 또 걸으니
    어느 순간엔가 정화(카타르시스) 경지를 느낀거 같아요
    아니 벌써 산티아고 순례길이 그리워져서 거의 매일 숲속 맨발걷기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함께 했던 모든 분들, 특별히 4조님들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 드립니다
    4조 조장 정인옥 올림

  • yszhang@naver.com

    2022-11-12

    허용된다면 내년 가을 다시 한번 순례길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49년 생이니 나이 제한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요? 건강은 아주 좋습니다만, 매일 가까운 산에 오르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허용된다면 최고령 도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두려움이 엇갈립니다. 그래도 고도원 님께서 허용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비번은 자주 바꾸고 이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다 보니 어느 것인지 모르게 되었습니다.

  • 임충규

    2022-11-12

    저의 친구 박경서부부도 순례길여행에 참여한다며 며칠 전 떠났습니다.
    무사히 건강하게 잘 다녀 오세요!!

  • 백혜순

    2022-11-12

    감사함을 느끼게해준
    산티아고 순례길이었습니다.
    많이 힘들고 아팠지만
    그래도 걸을수 있었고
    이제와 생각하니 무념 무상의
    상태였습니다.

    산티아고를 함께했던 모든분들이
    시절인연이었습니다.

    함께했던 모든분들이
    항상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힘들때 꺼내 볼수 있는 추억
    만들어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안재춘

    2022-11-12

    오늘을 살면서 흐르려는 눈물을 목울대뒤로 꺼억꺼억 넘겨야 했던 순간들을 모두 제쳐두고 내가선택한 길에 마무리를 하기위해 다시찾은 내젊은 날 시작의도시 서귀포에서 한사람이 떠나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심사가 어수선 합니다 일도 힘들고 수입도 힘들고 옆지기보다 내가먼저 떠날것 같은날은 더럭 겁이 나기도합니다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지않은 아비의삶을 내가 마무리 하고 갈수있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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