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누구든 글쓰기>와 <대통령의 언어> 출간한 고도원 작가[김슬옹 기자]https://news.nate.com/view/20250825n23985 ▲ <누구든 글쓰기>와 <대통령의 언어>의 공통점에 대해 말하고 있는 고도원 작가 ⓒ 김슬옹'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유명한 고도원 작가가 <누구든 글쓰기>와 <대통령의 언어>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거의 동시에 출간했다. 글쓰기 강사 30년 경력의 기자는 얼른 읽어 봤다. 이어 지난 17일 경북 안동 가는 길에 충청북도 충주에 있는 '깊은 산속 옹달샘'에 들러 고 작가를 만나 두 책을 연결하는 주요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시민과 지도자, 모두의 글쓰기에 적용되는 공통점 '진심'- <누구든 글쓰기>에서는 누구나 자기 삶을 쓰는 존재라고 하셨고, <대통령의 언어>에서는 지도자의 언어가 시대를 움직인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개인의 삶을 담은 글"과 "공동체를 이끄는 언어" 사이에 어떤 연결과 차이를 보십니까?"저는 본질적으로 두 언어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글이든 말이든 모두 삶에서 나옵니다. 다만 개인의 글은 자기 성찰과 치유의 차원에서 머무를 수 있고, 대통령의 언어는 그것이 확대되어 공동체와 역사를 이끄는 힘으로 발휘됩니다. 차이는 '대상'과 '책임'에 있습니다. 나의 글은 나를 살리고, 지도자의 말은 국민을 살립니다. 그러나 그 뿌리는 같지요. 얼마나 삶을 진실하게 살아왔는가, 그 진실이 언어 속에서 얼마나 투명하게 드러나는가, 바로 거기에 언어의 무게가 달려 있습니다."- 두 책 모두 고난을 견디고 성찰한 언어가 진정성을 가진다고 강조하십니다. 선생님께서는 글쓰기와 말하기에서 고통을 치유로 바꾸는 과정을 어떻게 경험하셨는지, 또 독자와 청중에게 어떻게 권하고 싶으신지요?"저 역시 인생의 굴곡과 상처를 피해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고통을 그대로 삼키면 절망이 되고, 그것을 글과 말로 표현하면 새로운 힘으로 바뀝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눈물이 나오기도 하고, 말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정리되기도 하지요. 결국 언어는 고통을 정화하는 도가니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쓰라'고 말합니다. 짧은 일기라도 좋고,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도 좋습니다. 말할 기회가 주어지면 망설이지 말고 하십시오. 그렇게 한 자 한 자 적어나가다 보면, 그 언어가 곧 치유제가 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위로의 선물이 됩니다."- 평범한 시민이 자기 삶을 쓰는 글과 지도자가 국민 앞에서 말하는 언어는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달라야 한다고 보십니까?"같아야 할 점은 '진심'입니다. 진심 없는 언어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시민의 언어는 작아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삶의 진실이 담겨야 합니다. 지도자의 언어는 반드시 더 큰 무게와 책임을 지녀야 합니다. 왜냐하면 수백만 명이 그 말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침묵과 절제된 한마디에서, 또 이재명 대통령의 현장감 있는 발언에서 그런 무게를 느꼈습니다. 시민의 글은 스스로의 삶을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고, 지도자의 말은 한 시대를 움직이는 방향타가 됩니다."- 오늘날 SNS 시대에는 즉흥적이고 가벼운 말과 글이 넘쳐 납니다. 선생님께서는 디지털 시대에 언어의 진실성과 책임감을 어떻게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언어가 빠르고 즉흥적으로 소비되는 시대일수록, 더더욱 '책임 있는 말'이 필요합니다. 저는 말이든 글이든 두 번 생각하고 내보내라고 말합니다. 한번은 '내가 진실한가'를 묻고, 또 한 번은 '이 말이 누구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지도자라면 세 번 생각해야 합니다. SNS의 짧은 문장 하나도 역사의 기록으로 남습니다. 결국 언어는 사라지지 않고 누적됩니다. 그렇기에 저는 오늘의 말과 글이 내일의 자서전, 내일의 역사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두 책 앞에 선 고도원 작가ⓒ 김슬옹- <누구든 글쓰기>에서는 부모의 짧은 기록도 자녀에게 큰 유산이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대통령의 언어>에서는 지도자의 언어가 역사의 거울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개인과 사회가 후대에 남겨야 할 언어의 유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저는 그것을 '사랑과 양심의 언어'라고 부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언어는 사랑이 담긴 기록입니다. 지도자가 국민에게 남겨야 할 최고의 언어는 양심이 담긴 말입니다. 결국 후대는 우리가 남긴 기록과 말 속에서 우리를 기억할 것입니다. 사랑과 양심이 담긴 언어는 세월이 흘러도 빛을 잃지 않습니다. 저는 오늘도 아침편지를 쓰면서, 그 작은 언어 하나가 누군가에게 사랑이 되고 양심의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후대에 남길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입니다."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 시대 아버지를 응원합니다" 아버지센터 1주년 기사입력 2017-08-25 [김민욱 기자] 우리 지역에는 아버지들이 삶을 치유하고 재충전할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마련된 커뮤니티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서초구 아버지센터인데요. 문을 연 지 1년 만에 1천 명이 넘는 아버지들이 센터 문을 두드렸습니다. 김민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퇴근 후 한자리에 모인 아버지들이 바리스타 강좌를 듣습니다. 커피의 역사를 시작으로 좋은 커피를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까지 체계적인 교육이 이어집니다. 서초구 아버지센터에서 3회째 인기리에 운영 중인 '커피의 품격' 강의입니다. [인터뷰 : 김필원 / 서초동 ] 커피가 생산되고 마시는 데까지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고 많은 분들의 열정이 들어간다는 것을 새롭게 느꼈어요. 커피 이름이 복잡해서 마시기 힘들었는데 쉽게 알려 주셔서 다가가기가 쉬웠어요. 지난해 8월 방배열린문화센터 5층에 자리 잡은 서초구 아버지센터. 발마사지와 명상, 요가, 요리교실 등 아버지들이 휴식을 취하고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1년째 운영되고 있습니다. 20대 초보 아빠부터 70대 노년의 아버지까지. 개관 1년 만에 1천3백명이 넘는 아버지들이 아버지센터를 찾았습니다. [인터뷰 : 정종식 / 방배동 ] 우리 사회가 나이가 들고 아버지가 될수록 오히려 여성화가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남편이나 부부 간에 공동 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아버지센터가 아버지에게 굉장히 유익한 공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버지센터의 인기 비결은 새롭고 알찬 프로그램. '아침편지문화재단' 고도원 작가를 비롯한 명사들의 특강도 마련되고, 불면증 치유와 생활 속 풍수지리 교육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도 센터를 찾은 아버지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 : 윤나라 / 서초구 아버지센터 센터장 ] 아버지들의 니즈를 읽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어요. 그래서 프로그램도 한 번도 제자리에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오고 싶을 때, 필요할 때 찾는 편안한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길 꿈꿉니다. 한편, 아버지센터는 오는 9월과 10월 수묵화 강좌와 자녀 감정코칭 등 새롭게 개설한 프로그램으로 아버지들의 힐링과 소통을 도울 계획입니다. HCN뉴스 김민욱입니다. '아버지센터 프로그램' 신청하기
[삶의 쉼표를 찾다] 잠시 생각을 놓고 '멍' 진짜 휴식을 부탁해~ 손의연 기자 kiteofhand@kyeonggi.com | 노출승인 2017년 08월 31일 20:04 | 발행일 2017년 09월 01일 금요일 | 제14면 충주 깊은산속 옹달샘서 멍스테이 체험 고도원 이사장의 '명상치유센터'로 유명 뇌를 쉬게 하자… 멍 때리기 관심불러 휴식의 필요성 절감하는 청춘들 많아 한번쯤 자연속에서 무념무상 어때요? ▲복잡하고 어지러운 현대인의 바쁜 일상에 진정한 '쉼'은 잠깐 모든 것을 멈추고 비우는 것이다.충청북도 충주시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본보 손의연 기자가 '멍 스테이'를 체험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멍 때리러 충청도까지 간다고?" 친구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취직하고 내내 "멍 때릴 시간 좀 있었으면"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 나지만, 정말로 멍 때리러 나설 줄 몰랐던 모양이다. 지난달 30일 충청북도 충주시 노은면에 있는 '깊은산속 옹달샘'을 방문했다. 이곳은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잘 알려진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 2010년 세운 명상치유센터다. 멍 스테이를 비롯해 음식 스테이, 자연명상 스테이, 요가 스테이, 북 스테이, 스파단식 스테이, 산삼 스테이 등 자연 속에서 휴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이뤄진 각종 연구가 뇌 휴식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예로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첨단 뇌과학을 연구한 구가야 아키라는 멍 때리기, 즉 뇌의 공회전마저도 과도하면 뇌의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여 완전하게 피로를 해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멍 때리기보다 지금 현재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모든 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아무 생각없이 뇌를 쉬게 하는 것은 휴식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구가야 아키라는 자신을 둘러싼 감각에 집중하는 마음과 뇌의 근력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으로 명상을 제시하고 있다. 진짜 휴식은 단순히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치지 않는 뇌로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그 첫 단계에 진입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프로그램 중 '멍 스테이'를 체험했다. 먼저 프로그램 설명을 들으며 노란색 옷과 멍 뺏지, 간이방석을 받았다. 멍 스테이는 진정한 휴식을 위해 1~2명 단위의 신청자만 받고 있으며, 옹달샘 어디에서나 멍을 때릴 수 있게 한다. 멍 뺏지를 달고 있으면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아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현대인의 바쁜 일상에 진정한 '쉼'은 잠깐 모든 것을 멈추고 비우는 것이다.충청북도 충주시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본보 손의연 기자가 '멍 스테이'를 체험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윤나라 옹달샘 실장은 자연과 휴식을 찾아 떠나는 중장년층이 많이 이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휴식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청년층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멍 때리기에 돌입했다. 일상에서 멍하게 있는 것은 자연스럽게 하는 것인데 의식적으로 멍 때리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마감하지 못한 기사 걱정, 먹고 싶은 음식 메뉴, 내일 계획 등 금세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밖으로 나가 다시 작은 냇가 옆 바위에 자리 잡았다.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이 강조했던 호흡, 생각 흘리기에 집중해보려고 노력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쉬는 것을 반복했다. 풀과 흙의 냄새가 들어왔다. 머릿속에 들리는 말을 애써 무시하고 흐르는 물소리에 귀를 집중하자 마음이 잔잔해지는 것을 느꼈다. 옹달샘 안에 있는 도서관에서도 멍 때리기를 시도했지만 바깥에서 하는 것보다 상쾌하지 않았다. 확실히 자연의 소리를 듣고, 좋은 공기를 마실 때 정신과 몸이 개운했다. 차가운 담벼락에 등을 기댄 감촉조차도 새롭게 느껴질 정도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원한 느낌이 흘렀다. 처음에는 '멍을 때리러 굳이 먼 곳까지 가야 하나' '집에서 멍 때리면 되지' 라는 생각이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 걱정 없이 멍 때리기를 해보니 잘 왔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시간이 아깝다고 여긴다. 휴식하러 떠나서도 북적북적한 무리 속에서 한시도 쉬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끊임없이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다. 물론 매번 특정 프로그램과 장소를 찾아 떠날 순 없다. 다만, 한번쯤 휴식법을 제대로 배우고 익혀 하루 단 10분이라도 내게 진짜 휴식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손의연기자 [인터뷰]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쉼은 멍때리기 잘 쉬어야 인생이 재밌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유명한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고 이사장은 언론인으로 살았고,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5년 근무했다. 늘 숨돌릴 틈 없이 마감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았다. '번아웃 증후군'이 올 수밖에 없었다. 건강에도 이상이 생기며 그는 휴식의 필요성을 느끼고 명상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는 "우리는 질주하고 멈출 줄 모르는 삶을 살면서 그래야만 뒤처지지 않는다고 여긴다"며 "그러다 한계를 넘으면 몸이 망가지는 등 강제 브레이크에 걸리게 되는데 그전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세운 게 '깊은산속 옹달샘'이다. 가까운 일본만 봐도 학교나 직장에 쉴 수 있게 정원을 조성한 곳이 많은데 아직 우리나라는 일반화되지 않았다. 고 이사장은 쉴 공간의 중요성을 느끼고 자연 속에서 멍 때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고 이사장은 가장 좋은 '쉼'은 멍 때리기라고 단언한다. 머리가 복잡하고 꽉 차 있을 때 멍 때리기는 리셋과 같은 작용을 한다는 것. 마치 컴퓨터의 리셋 버튼을 누르면 초기화면으로 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차 마시러 가고, 미술관이나 공연을 보러 가는 것처럼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멍을 때려야 한다"며 "강제 브레이크 전에 멍을 잘 때리면 훨씬 덜 지치고, 재밌는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직, 아이디어가 필요한 사람, 영감을 바탕으로 일하는 사람 등은 멍 때리기, 휴식이 꼭 필요하다"며 "세상을 놀라게 하는 발견이나 아이디어는 아무 생각도 없을 때 솟구쳐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멍 때리기를 하며 명상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명상의 단계는 이완-몰입-변화 순이다. 먼저 눈과 어깨, 머리에 들어간 힘을 빼며 이완하고, 긴 호흡을 반복하며 호흡에 몰입한다. 가장 중요한 변화 단계에서는 앞선 과정들로 인해 기쁨이 일어나야 한다. 명상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감정조절, 기분관리 등 긍정적으로 나타난다. 고 이사장은 "명상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24시간 모든 것이 명상이 될 수 있다"며 "앉아서 하는 좌선 명상부터 모든 행동이 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자 '쉴 휴(休)'자를 이야기하며 '진정한 휴식은 사람이 나무 옆으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고 이사장은 "군중이 북적대는 것은 놀이고, 휴식은 그와 구분된다"며 "뇌를 쉬게 하는 것은 뇌를 비우고 산소를 채우는 것이기에 공기가 좋은 곳에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손의연기자 옹달샘 '멍스테이' 지금 신청하기
[흥] 삶에 지친 당신을 위한 '멍 스테이' 2017-08-24 '멍든 마음 치유법' 멍청해 보일 정도로 멍때려 보십시오 생각의 흐름이 멈추는 순간, 뇌가 초기화로 리셋 우리 머릿속도 '쉼표'가 필요합니다… 잠시 나를 내려놓으면 여유가 생겨요 여백 없는 수묵화를 본 적이 있는가? 쉼표나 마침표가 없는 글을 본 적은? 그림에만 여백의 미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글에서만 쉼표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치열한 삶에다 컴퓨터, 각종 스마트기기에까지 노출돼 있는 현대인들의 뇌는 지나친 자극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컴퓨터에서는 수많은 정보들과 반짝이는 배너, 하이퍼링크들이 끊임없이 뇌를 움직이게 만든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뇌는 거의 탈진 상태다. 길을 걸을 때도,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심지어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도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TV를 보면서도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SNS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 휴식을 취한다는 미명 아래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도 많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정보를 받아들여 분류`저장 처리하느라 뇌는 1분 1초도 쉴 여유가 없다. 우리의 뇌도 '쉼표'가 필요하다. 컴퓨터에 여유 메모리가 충분해야 원활하게 작동하듯 우리의 머릿속에도 여유 공간이 남아 있어야 새로운 생각을 채우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가끔 '멍 때리기'가 필요한 이유다. ◆자연 속에서 생각을 내려놓다, 멍 스테이 뿌옇게 안개 가득했던 머릿속이 간만에 말끔해졌다. 고장 난 카메라 렌즈처럼 포커스가 맞지 않던 머릿속이 마침내 또렷한 상을 맺은 느낌이랄까. '멍때리기'를 위해 충청북도 충주 노은면에 자리 잡은 '아침편지 명상치유센터-깊은산속 옹달샘'(이하 옹달샘)을 찾았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온 국민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주인공이자, 아침편지문화재단의 이사장인 고도원 작가가 2010년 시작한 '옹달샘'은 지친 일상 속 휴식이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다양한 힐링과 명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다. 최근 '슈퍼맨이 돌아왔다' 고지용`승재 부자가 이곳에서 '멍 스테이'를 체험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옹달샘은 멍 스테이 외에도 자연명상 스테이를 비롯해 음식`스파단식`요가`산삼`북 스테이 등 다양한 테마별 스테이 프로그램과 힐링명상, 건강`예술 치유 프로그램 등을 진행 중이다. 이름만큼이나 깊은 산속 아늑한 곳에 자리 잡은 '옹달샘'은 작은 하나의 마을처럼 꾸며져 있었다. 도서관과 명상센터, 아기자기한 숙소와 잘 가꿔진 정원, 식당과 카페, 그리고 '옹달샘'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작은 토끼장까지 세심한 부분까지 정성스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머무는 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이었다. 방을 배정받고, 명상복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 본격 '멍' 타임에 돌입했다. 멍 때리기는 아무런 생각 없이 넋을 놓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작 멍 때리는 건데 그게 별거야?" 만만하게 생각했지만 정작 '멍' 때리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잠시 멍 하나 싶더니 자꾸만 상념이 중간중간 끼어들며 마음을 어지럽혔다. "커피나 한잔 할까? 덥네. SNS에는 어떤 댓글이 달렸을까. 일할 게 많은데…" 등등 갖가지 생각들이 두서없이 불쑥불쑥 튀어 올랐다. 다행인 것은 내가 푸르른 숲속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잠시 표류했던 나의 마음은 이내 자연을 똑바로 응시했다. 풀 내음, 바람 소리, 물소리, 다양한 꽃들의 색감 등 오감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좋았다.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듣고 물의 파동을 보며 한참을 멍하니 쪼그리고 앉았다. 녹음이 정점을 찍은 짙푸른 나뭇가지로 옮겨가니 또다시 '멍~' 생각의 흐름이 멈추는 순간이 찾아왔다. 예쁜 꽃들도, 잡초도, 심지어 바위에 낀 여러 모양의 이끼들까지 하나하나 한참을 바라보며 자꾸만 뻗쳐나오는 생각의 갈래를 끊어냈다. 마음에 '멈춤' 스위치를 켰다 끄기를 반복했다. 그러기를 한참을 반복하자 마침내 머릿속을 부유하고 있던 짙은 스모그가 걷히면서 생각이 또렷해짐을 느낄 수 었었다. 사실 '멍 스테이'는 여느 힐링`명상 프로그램과 별 다를 바 없다. 다만 '멍 스테이' 참가자에게는 '멍'이라고 쓰인 배지를 준다. 배지를 달고 있으면 '옹달샘'에 함께하는 참가자들은 물론 직원 누구도 말을 걸지 않는다.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장함이 멍 스테이 최고의 특권이다. 이 때문에 멍 스테이는 2인 이상의 참가신청이 불가능하다. 옹달샘 윤나라 실장은 "멍 때리기는 혼자서 하는 활동이다 보니 누군가 동행하면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가 힘들다"며 "당초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는 1인만 신청 가능하도록 했지만, 아직 혼자 무언가를 하는 데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보니 최대 2명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낭비가 아닌 '창조'를 위한 비움의 시간 '멍 때리기'가 인기를 끈 것은 2014년 서울 광장에서 멍 때리기 대회가 열리면서부터다. 현대인의 뇌를 쉬게 하자는 의도로 시작된 이 행사는 이색 대회로 큰 화제를 모았고, 이후 전국적으로는 물론이고 중국까지 건너갔다. 멍 때리기 대회의 규칙은 까다롭다. 3시간 동안 휴대전화나 시간을 확인해서는 안 되고, 잠이 들어서도 안 되며, 잡담이나 노래 부르기, 책읽기, 웃기 등이 금지된다. 철저히 '묵음'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15분마다 심박수를 체크하기 때문에 최대한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경기를 관전하는 시민들의 투표도 수상자를 뽑는 데 중요한 요소다. 2014년 제1회 대회에서는 당시 9세 김지영 양이 우승을 차지했고, 2016년 2회 대회에서는 가수 크러쉬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올해 대회에서는 파자마 차림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 직장인 2명과 취업준비생 1명으로 이뤄진 일반인 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최근 각종 예능 방송에서도 '멍 때리기' 예찬론이 펼쳐지고 있다. 뇌과학자인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강연 및 예능 프로그램에서 "창의성은 몰입 아닌 '멍 때리기'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효리네 민박에 출연 중인 싱어송라이터 아이유는 '멍 때리기 장인'으로 등극했다. 수시로 멍 때리는 아이유의 모습이 매회 빠지지 않고 전파를 탔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간은 '몰입'을 통해 창의성을 추구했다. 하지만 오히려 뇌는 완전히 비목적적인 사고, 즉 '멍 때리는' 상황에서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뇌의 부분이 활성화되는 유레카 모먼트를 드러낸다는 것이 뇌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멍 때리기는 의학용어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고 불린다. 2001년 미국 워싱턴대학 의대 마커스 레이클 교수가 뇌는 '사용할수록 활성화된다'는 기존 연구이론을 뒤집고 '인간의 뇌에는 생각에 몰두할 때 활동이 줄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일 때 오히려 활성화되는 영역이 있다'고 발표했다. 컴퓨터를 리셋하면 초기 설정 상태(default)로 돌아가는 것처럼 사람의 뇌도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피로가 쌓이기 전의 초기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아르키메데스가 머리를 식히기 위해 들어간 목욕탕에서 부력의 원리를 발견하고 '유레카'를 외친 상황이 좋은 사례다. '멍' 애찬론이 커지면서 전남 완도군 생일도는 '멍 때리기 좋은 섬'을 테마로 홍보하고 있다. 하늘나라 궁궐을 지으려고 가져가던 바위가 떨어졌다는 자연돌숲(너덜겅)과, 출렁이는 파도와 몽돌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용출갯돌밭,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구실잣밤나무숲 등 3곳이 멍 때리는 장소로 제격이다. '멍 때리기'를 습관적으로 자주 한다고 해서 뇌의 활동성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습관적으로 멍 때리다 보면 뇌세포의 노화가 빨리 진행돼 치매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고, 나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우울증이 생기기도 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낳기도 한다. 멍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생각이 복잡한 날 가끔 때리는 것이 좋다. [흥]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자신의 몸에서 신호가 오기 전에 잠시 멈추는 습관 키워라" 긍적적인 마인드로 세상 보게 돼 자연 느낄 수 있는 곳이 좋은 장소 휴식이 중요…경쟁 대회는 말길 "뜨거운 사막에만 오아시스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인생의 길에도 잠시 쉬어갈 오아시스는 반드시 필요하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고, 사막은 뜨겁다. 저 뜨거운 사막을 무사히 건너기 위해 폭염에 지친 몸을 씻고 희망의 구릉을 다시 오르기 위해서 우리는 잠시 멈춰서야 한다." 17년간 '아침편지'를 통해 365만 독자와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고 있는 아침편지문화재단 고도원(65`사진) 이사장. 그는 '멍 때리기'를 '잠깐멈춤'이라고 표현했다. 무념무상의 상태로 잠시 '멍~' 하다 보면 뇌를 초기 상태로 리셋해 편견과 부정적인 생각, 패턴을 걷어내고 긍정의 마인드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긍정의 기운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멍 때리는 장소 선택이 중요하다. 고 이사장은 "가장 좋은 멍 때리기 장소는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며 "가스실이나 터널에 앉아 멍 때린다면 얼마나 끔찍할지 상상해보라. 그래서 우리에겐 비 오는 창가가 필요하고, 꽃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 이사장은 최근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는 '멍 때리기 대회'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는 "멍 때리기 대회가 뇌 휴식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승부로 하면 고역이 될 수 있다"며 "멍 때리기는 경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생각을 내려놓고 흘려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무념무상의 멍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상태가 아니라 결국 멍 때리기는 한발 떨어져 자신을 바라볼 여유를 갖고 성찰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고 이사장의 '멍 때리기' '잠깐멈춤'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30년 기자생활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을 지냈던 그는 2001년 전력 질주하던 그의 삶에서 '강제 멈춤'을 당했다. 온몸이 굳어 쓰러지게 되었다.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활동이 '아침편지'다. 좋은 글을 통해 좋은 기운을 얻기 위해서였다. 이제 그는 사람들에게 '잠시 멈춰 서는 방법'을 전파한다. 자신의 몸에 신호가 왔을 때 멈춰서야 하고,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신호가 들어오기 전에 잠시 멈추는 습관을 통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고 이사장은 "잠시 뇌를 쉬게 하고 몸을 쉬게 하는 '멈춤'이 바로 명상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옹달샘 '멍스테이' 지금 신청하기
자신과 만나는 시간, 세상과 하나되는 시간 아침편지문화재단 고도원작가 17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편지를 써 온 작가가 있다는 것은 독자로서 행복한 일이다. 그를 통해 알지 못했던 삶의 비밀을 엿보고 희망을 가지며 때로는 잘못된 길을 박차고 나올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의 주인공 고도원 작가를 만나러 가는 길은 그래서 설레고 행복했다. 글 이경희 사진 안호성 세상과의 '관계'는 내 자신에서부터 고도원 작가는 2001년 8월 1일부터 매일매일 편지를 썼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무언가를 20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해낸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아침편지는 사흘이든, 일주일이든 미리 써놓는 것이 불가능했다. 월드컵에서 진날과 이긴 날, 세월호가 가라앉은 날,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 날. 모두 제각각의 사회적 공기를 품고 있고 사람들의 정서가 달랐기 때문이다. 전날 아침부터 구상을 시작해 온종일 글을 쓰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서버에 올려놓으면 다음날 자동으로 발송되는 시스템은 17년째 반복되어온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었다. 고도원 작가는 반평생을 편지를 써왔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편지를 받는 사람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고된 마음을 위로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함을 쓰고 또 누군가는 소설같은 자기 삶을 들어달라며 두터운 원고를 보내오기도 한다. 자살의 목전까지 갔다가 고도원 작가의 글귀를 보고 돌아선 사람들도 숱했다. 고도원 작가에게 현대인들의 '행복'과 '관계'에 대해 첫 번째 질문을 던진 것도 그 해답이 가장 먼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핵심은 자기애입니다. 나를 어떻게 돌아보는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어느 쪽인가. 결국 자기를 풀어야 세상이 풀리고 자기 가슴이 따뜻해야 세상이 따뜻해지는 겁니다. 마음에 긍정이 자리 잡으면 보이는 게 다 긍정이에요 . 모든 관계는 거기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도원 작가는 '멈춤의 시간이 자기를 돌아보고 더 새롭게 도전하게 하고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나의 자양분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갖는 게 이 시대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풀어주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고도원 작가는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바깥부터 보는데 사실은 나부터 시작된다는 것,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나직하게, 하지만 큰 울림으로 이야기했다. 명상의 힘, 나를 만나는 시간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시대,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해 공부하고 학습하는 이 시대에 대한 걱정 역시 고도원 작가는 '자기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내가 꼬여 있으면 상대방의 마음이 들리겠습니까? 내 마음의 소음이 크면 상대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습니다. 그저 내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는 거죠. 내 마음의 거울이 탁하고 찌꺼기가 껴있으면 세상이 제대로 보이지않고 결국은 또 남 탓을 하게 되죠. 공감 역시 자신의 가슴에서 시작되는 겁니다. 나를 만나야 해요." 자기 자신과 온전히 만나기 위한 통로를 궁금해 하자 고도원 작가는 '명상의 시간'을 주문한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도 마찬가지다. 고도원 작가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숲길을 1~3시간 걷고 오로지 자기 호흡에만 집중해서 1~3시간 깊은 호흡을 하고 난 뒤에 나오는 걸 '초지혜'라고 부른다면서 수없이 명상을 하면서 세상을 관찰하다보면 얻게 되는 섬광 같은 빛의 작은 파편들이 진정으로 나를 만날수 있게 한다고 했다. 행복의 순간, 내 자신을 만나 세상과 하나되는 시간 고도원 작가는 평생을 책 속에서 살아왔고 책의 힘을 누구보다 믿는 사람이었다. 인류사회의 발전에는 항상 독서가 있고 그 때문에 현재 우리 사회에서 독서인구가 줄고 있다는 것을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것이다. "왜 독서가 중요하냐 하면 독서는 간접경험의 세계를 열어주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이 직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영역은 정말 협소하고 한정되어 있어요. 결국은 간접경험이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그게 독서라는 거죠. 독서는 간접경험을 넓혀주고 근원을 찾아가게 합니다. 내가 직접경험의 세계를 통해 무언가를 깨닫고 발견해서 '어? 이게 뭐지?'하면서 자료를 찾아보면 이미 3천 년 전, 4천년 전에 그걸 누군가 크게 깨달아서 집대성해 놓은 기록들이 있습니다. 그걸 공부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가는 길도 모르는 거죠. 근원을 찾는 공부, 그게 바로 독서입니다." "자신이 반복하는 일에 몰두하고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로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는 게 직업으로만 그치면 그저 직업일 뿐이죠. 하지만 '이렇게 행복한데 돈까지 주네?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매일 매일이 새롭고 즐거우면서 본인도 좋고 회사에도 좋은 겁니다. 결국은 처음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마음의 빗장을 여십시오." 나를 먼저 들여다보라.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만나는 순간, 내가 만들어 낸 벽과 한계에서 벗어나 타인 그리고 세상과 하나될 수 있다. 모두가 하나되는 세상은 좀 더 살 만한 곳이 될 것이다. 그럴 것이다.
손안에 책 세상 '도서 앱' 황은애 기자 | 승인 2017.08.03 17:06 [독서신문] 책을 읽지 않는 시대. 스마트폰 만능시대. 책보다 스마트폰이 훨씬 친근한 세상. 그래서 책이 아날로그의 모습을 벗고 앱의 세계로 들어갔다. 아직은 생소하지만 책을 자주, 쉽게 접할 수 있어 자꾸만 손이 가는 앱들을 소개한다. ◆ 책을 듣다 '북플레이어' 책 읽을 시간조차 안 날 정도로 바쁜 일상. 출퇴근길에 읽자니 자세도 영 안 나오고 집중도 안 된다. 그렇게 책을 가방 속에 모셔만 두고 있진 않은가. 여기 책은 읽는 것이란 고정관념을 깨뜨릴 앱이 있다. 북플레이어는 책을 읽어주는 앱이다. 북플레이어의 오디오북을 듣고 있으면 어릴 적 부모님이 동화책을 읽어주시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감미롭고 부드러운 목소리의 전문 성우들이 글자를 또박또박 정확히 읽어줘 책 내용이 귀에 쏙쏙 박힌다. 책 종류도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어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골라 들을 수 있다. 북플레이어의 장점은 무엇보다 책 가격이 시중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 게다가 유료뿐만 아니라 무료로도 즐길 수 있다. 유료 책은 종이책에 목차가 나뉘어 있듯이 각 챕터별로 나누어져 있다. 중간에 정지하거나, 그 부분만 다시 듣고 싶을 때 요긴하게 쓰인다. 이제 따로 시간 낼 필요 없이 출퇴근길에 노래나 라디오를 듣듯 책을 들으며 마음의 양식을 쌓아보자. ◆ 당신에게 꼭 맞는 책을 추천하는 '플라이북' 무궁무진한 책들 사이에서 홀로 고민하는 당신에게 필요한 앱을 소개한다. 플라이북은 성별, 나이, 기분, 관심사, 현재 상태에 따라 책을 추천해주는 앱이다. 자신의 정보에 적힌 항목을 선택하면 날마다 다른 책들을 추천해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 어때요?'나 '이럴 땐 뭐 읽지?', '이런 이야기는 어때요?' 등 다양한 항목에서 책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예컨대 '요즘 어때요?'에서 '직장에서' 다음에 '뛰쳐나가고 싶어요'를 누르면, 여러 책을 추천해준다. 그중 강백수의 『사축일기』를 보자. 이 책에 대한 코멘트는 '어쩌다 내가 회사의 가축이 됐을까. 마음 한구석 응어리를 덜어주는 책'이라 적혀있다. 이처럼 짧은 코멘트로 어떤 내용의 책인지 단번에 이해하기 쉬워 자신에게 꼭 맞는 책을 고를 때 도움 된다. 플라이북은 매달 자신에게 꼭 맞는 두 권의 책을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더 나아가 '이런 모임은 어때요?'에서 독서모임을 알려주는 건 물론 '동네서점 찾기' 기능과 다양한 이벤트까지 준비돼있다. 결정장애를 앓고 있다면 더욱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앱이다. ◆ 하루를 열어주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먹지 않아도 큰 탈은 없지만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비타민. 이처럼 바쁜 생활 속에서 한 박자 쉼표가 되어주고, '잠깐멈춤'의 시간이 되어주는 것이 아침편지' 고도원의 아침편지의 소개 글이다. 뿌리깊은 나무 기자, 중앙일보 기자, 대통령 연설 담당 비서관을 거친 고도원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글귀에 밑줄을 긋고 의미 있는 단상을 덧붙이기 시작한 게 아침편지가 됐다. 2001년 8월 아침편지 '희망이란'을 시작으로 현재 360만 명의 하루를 열고 있다. 예전엔 메일로만 받아봤던 아침편지를 이제 앱으로 쉽게 받아볼 수 있다. 이제는 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진에 글을 덧씌운 디자인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고도원이 직접 읽어주는 '음성 아침편지'도 들을 수 있으며, 위젯 기능으로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배경화면에서 아침편지를 읽을 수도 있다. 여기에 SNS에서나 볼 법한 좋아요, 이모티콘, 댓글을 남기거나 공유도 가능하다. 마음에 드는 글귀는 '내가 모은 아침편지'에 담아 언제든 꺼내 볼 수도 있다. 아침에 눈 뜨기도 힘든 세상, 아침편지로 기분 좋게 시작해보자. ◆ 나날이 '시요일' 하상욱이나 이환천 등 SNS 시인들을 통해 시가 대중들에게 점차 읽힐 즈음, 창비에서 '시요일'이란 앱을 만들었다. 일상에서 시가 많이 읽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의 좋은 점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시요일'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시요일은 시 큐레이션 검색 서비스 앱으로 3만3천여 편의 시가 있다. 3~4명의 시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선정한 시를 앱 이용자에게 배달한다. 오늘의 시나, 테마별 추천시 등도 수많은 시들 가운데 꼽힌 시다. '오늘의 시'에선 매일 날씨나 계절에 알맞은 내용으로 엄선한 시를, '테마별 추천시'는 감정 상태와 장소에 맞는 시를 소개한다. '시요일의 선택'은 시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을 위해 시와 더불어 설명까지 덧붙여있다. 단순히 '시를 소개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시요일은 여러 시집을 묶은 하나의 전자책과 다름없다. 그래서 값을 내고 책을 읽듯이 시를 보기 위한 이용권이 준비돼있다. 무료로도 이용이 가능하지만 유료 이용권을 구매하면 제한 없이 시요일의 모든 시를 즐길 수 있다. 고은 시인은 “눈을 뜰 것, 뜬눈으로 시를 읽을 것. 모두를 위한 시가 여기에 있다”며 시요일을 추천했다. / 황은애 기자 황은애 기자 imeunae94@readersnews.com
희망캠프 통해 가족의 情 느낀다 고령교육청 Wee센터 웃음명상 등 치유의 시간 가져 김은규 기자 / hj1794619@hanmail.net | 입력 : 2017년 08월 08일 고령교육지원청(교육장 김형수) Wee센터는 지난 5~6일 양일에 걸쳐 충주시 고도원의 명상치유센터에서 가족희망캠프를 실시했다. 이번 캠프는 Wee클래스 및 Wee센터를 이용 중인 학생을 추천을 받아 진행,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가족 캠프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 건강한 가정기능을 회복하는데 목적으로 진행됐다. 가족희망캠프는 웃음명상, 예술치유명상, 힐링허그 사감포옹 등의 명상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떠나 '잠깜멈춤'의 시간을 보냄으로써 서로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나누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캠프에 참여한 학부모는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갈등과 서로에 대한 소원함 대신 감사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며 소감을 말했다. 김형수 교육장은 "이번 캠프를 통해 심리적 어려움을 가진 학생, 학부모가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길 바란다"며 "새로운 에너지로 학생의 학교적응력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매일신문=김은규기자]
영덕교육청 Wee센터, 교원치유 휴잠 캠프 실시 2017. 08.01(화) 20:16 [뉴스에듀] 경상북도영덕교육지원청(교육장 김구룡) Wee센터는 8월 4일(금)~8월 5일(토) 양일간 심리·정서적 힐링이 필요한 교원 20명을 대상으로 충주시 고도원의 명상치유센터에서 휴잠캠프를 실시하였다. 교원들은 캠프 기간 동안 힐링허그, 향기치유 테라피, 힐링 워킹, 통나무지압 등의 명상프로그램을 통해 내면의 긴장을 해소하였으며, 교원 상호간의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었다. 캠프에 참가한 한 교사는 "짧은 일정이지만 자연과 더불어 시간을 보내며 학기 동안 학생 및 동료들과의 소통 · 나눔을 되돌아보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고 소감을 밝혔다. 김구룡 영덕교육장은 "이번 캠프를 통해 학생들과의 갈등,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치유하고 잠깐 멈춰 서서 자신을 다스리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며, 심신의 고단함을 해소하여 그 효과가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출처와 함께 교육목적으로 전재·복사·배포를 허용합니다.(단, 사진물 제외)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aha080@gmail.com >
영암교육청, '잠깐 멈춤, 깊은 호흡' 행복 충전 氣찬 영암교육 2017. 08.01(화) 20:16 [영암/아침신문] = 영암교육지원청(교육장 안병창)은 7월 31일부터 2일까지 3일간 관내 유·초·중학교 무지개학교 교육지구 유공 교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학년도 무지개학교 교육지구 역량강화 워크숍'을 실시했다. '잠깐 멈춤, 깊은 호흡, 행복 충전 氣찬 영암교육'을 주제로 열린 이번 워크숍에서는 2015. 개정교육과정, 영암교육 2017 및 氣찬 영암무지개학교 교육지구에 대한 설명 및 학교별 교육과정 우수사례 공유와 토론의 장이 마련돼 2017.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담당하는 교원의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세종시교육청의 수왕초등학교를 방문해 나를 사랑하고, 너를 존중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소규모 농촌학교 살리기 방안을 모색했다. 연수에 참가한 교원들은 깊은산속 옹달샘 힐링 프로그램 15시간 연수를 통해 명상으로 비워진 마음에 열정과 몰입으로 자신을 스스로 치유하는 생활적 회복역량을 쌓았다. 또한 소리, 걷기, 향기 등 자연과 함께하는 명상과 교사인성 및 심신치유를 위한 에듀힐링 프로그램으로 교원 직무 스트레스를 관리하여 치유자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신북중 김희영 교감은 "열심히 달리기만 하지 말고 잠깐 멈춰 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통해 얻게 되는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를 담아가는 건강한 연수였다."는 평가와 "자유로운 협의, 토론은 학생참여 중심의 교육과정과 무지개학교 교육지구 운영의 내실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어 더욱 좋았다."는 소감을 말했다. 안병창 교육장은 "학생들의 꿈과 실력을 가꾸기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2017년 하반기에도 학교 교육력 제고와 무지개학교 교육지구의 운영에 소통과 화합으로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문석 jlms1024@hanmail.net
세종시 중ㆍ고등학교 학생들 교육혁신을 말한다 세종시교육청, '한울'리더십 캠프 개최 2017.07.25 15:19 입력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교육감 최교진, 이하 교육청)은 중ㆍ고등학교 학생회장단 연합회(이하 한울) 학생 64명을 대상으로 민주시민 의식 제고와 학생자치 역량을 기르기 위한 리더십 캠프(이하 캠프)를 개최했다. 이번 캠프는 24일(월)부터 이틀 동안 충북 충주시 깊은산속옹달샘에서 '세종 학생, 교육 혁신을 말한다'를 슬로건으로 학생들이 함께 생각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청은 캠프 기간 동안 ▲리더십 특강 ▲교육3주체 생활협약 사례 공유 ▲세종학생축제 기획회의 ▲한울 발전 방안 ▲충청권 교육혁신 포럼 발제 등을 협의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학생들이 우리 시대의 리더로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또한, 최교진 교육감은 학생들이 학교혁신의 주체로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질문들을 나눌 수 있도록 자유토론에 참여하여 학생들과 소통했다. 최교진 교육감은 이날 소통의 자리에서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이 자치 역량을 기르고 미래사회의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 주위의 교육, 문화 등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토론과 사회활동을 경험해야한다.”라고 말했다. 한울 부회장인 김준형 군(세종고, 3학년)은 “캠프에 참가하여 연합동아리 회원들과 학생자치 역량에 대해 생각해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학교자치, 나아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교육의 주체로서 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함께 생각하고 참여하는 것이 리더의 자질로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 사진설명 : 세종시교육청은 중ㆍ고등학교 학생회장단 연합회 학생 64명을 대상으로 민주시민 의식 제고와 학생자치 역량을 기르기 위한 리더십 캠프를 개최했다. 사진은 지난 24일(월) 충북 충주시 깊은산속옹달샘에서 개최한 리더십 캠프 장면 이경수 기자 ccd3363@hanmail.net
"또라이·암싸이·꼰대…지치지 않고 꿈꾸게 하는 공동체 꿈꿔요" 등록 : 2017-08-01 20:29 수정 :2017-08-01 22:33 【짬】 아침편지문화재단 고도원 이사장 지난 8월1일로 꼬박 16년째 '아침편지'를 배달하고 있는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몽골 초원에서 말 타는 것은 그의 젊은 시절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단순히 말을 타보는 것이 아니라 칭기즈칸 부대처럼 전속력으로 초원을 질주해보는 것이다. 그는 15년 전부터 해마다 여름 몽골 헨티아이막 빈데르 마을에 간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버스를 타고 16시간 가야 하는, 칭기즈칸이 태어난 마을이다. 한국에서 100여명의 일행이 함께 간다. 그리고 10일간 말을 탄다. 처음엔 안장에 오르는 것조차 서툰 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의 구령에 따라 좌우로 열을 맞춰 달릴 만큼, '기마민족'의 본색을 드러낸다. 그러면 말문이 열리고, 가슴이 열린다. 그것이 그가 몽골 초원에서 말을 타는 이유다. 그는 말을 잘 탄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릎을 굽혔다 펴며 두 팔을 앞으로 뻗는 스쾃 동작을 하루 1천번씩 '꼭' 할 정도다. "매일 아침 죽기 살기로 합니다." 틈나는 대로 팔굽혀펴기도 한다. 독하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쓰는 고도원(65)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은 '엉뚱'하기도 하다. "어릴적 왕따 홀로 책읽고 독서카드" '아침편지' 16년째 362만명 받아봐 충주 '깊은산속옹달샘' 연 10만명 힐링 "상처받은 이들 멍때릴 수 있도록" 젊은 예술인·암환자와 간병인·청소년 8년안에 '한울타리 소울 패밀리' 목표 그가 조성한 명상치유센터인 '깊은 산속 옹달샘'의 도서관에 있는 수천 권의 분류는 독특하다. 주제별로 나뉜 것이 아니다. 책 표지의 색깔별로 책장에 꽂았다. 그러니 책장이 아름답다. 그의 아이디어다. 이름도 그가 붙였다. '무지개 책장'이다. "재미있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색깔의 책에 손이 가잖아요." 그는 꼭 16년 전인 2001년 8월1일, 지인 250명에게 이메일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아침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 주변 사람들은 그의 행동을 의심스러워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아서…"라는 중국 작가 루쉰의 단편소설 의 한 구절을 소개하는 글로 시작한 그의 아침편지를 받아보는 이는 현재 362만명을 넘어섰다.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고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문을 5년간 썼던 그가 정치권에서 벗어나, 2009년 충주시 자주봉산 중턱에 '깊은 산속 옹달샘'을 지을 때도, 역시 주변에서는 그 미래를 의심했다. 하지만 현재 센터에는 일년에 10만명이 찾아와 힐링의 시간을 보낸다. 청소년 멘토 프로그램인 '링컨학교'와 기업 및 단체를 위한 힐링연수 프로그램 '휴잠' 등 명상치유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 센터는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국내 웰니스 관광 25곳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됐다. 웰니스 관광은 관광과 힐링(치유)을 결합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다. 고 이사장은 요즘 또 다른 '엉뚱한 생각'을 현실에 옮기고 있다. "세상의 젊은 '또라이'들을 다 모으려고 합니다. 그들에게 아무런 일도 주지 않고 그냥 온종일 '멍때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래서 꿈꾸는 것에 지치지 않는 젊은이들을 만들고 싶어요." 예술적 소질이 있는 가난한 젊은이들에게 창작혼이 활활 타오르도록 무료로 숙소와 작업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 왕따를 당하거나 상처를 입은 젊은이들이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다고 했다. "전 어릴 때 철저히 왕따를 당했어요. 가난한 목사의 아들이라 전학을 자주 다녔어요. 친구를 사귈 시간이 없었어요.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는 예외 없이 괴롭힘을 당했어요. 심지어 인분통에 빠뜨려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싸웠어요. 이겨야 했으니까요." 그는 태권도 같은 무술을 배우진 않았지만 혼자 발차기를 수련해, 누구와의 싸움에도 지지 않을 배짱과 싸움 기술을 터득했다. 그리고 고립된 시간에는 책을 읽었다. 그때부터 만들었던 수많은 독서카드가 아침편지를 쓰는 토대가 됐다. "김대중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아널드 토인비 박사의 를 소개하시더군요. 이미 15번 그 책을 읽었다고 하니 깜짝 놀라셨죠." 40대 중반 가벼운 뇌졸중을 경험한 뒤 그는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바쁘기만 했던 청와대 사무실에서 새소리와 빗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놓치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소중한지를 생각하게 됐어요." 그는 그때부터 명상을 공부하고, 세계적인 명상센터를 살펴보며 한국적 힐링센터를 구상했다. "이제는 유기농이 아니라, 자연농 시대입니다. 그냥 자연에서, 어떤 인위적인 손길도 닿지 않은 채 자란 야채 등을 보급하려 합니다." 그는 '암싸이'(암과 싸워 이긴 이)를 위한 힐링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간병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한다. 청소년 꿈수련센터와 삶에 지친 아버지들이 활력을 찾을 아버지센터, 디지털 산업의 메카도 준비하고 있다. 고 이사장은 이런 아이디어를 묶어 '한울타리 소울 패밀리'라는 문화공동체를 만들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뜨리는 원대한 구상도 갖고 있다. "처음엔 꿈이었던 '아침편지'나 '깊은 산속 옹달샘'이 현실화된 것처럼, '소울 패밀리'의 꿈도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것입니다." "8년 안에 16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실현되는 꿈입니다.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루는 꿈 너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굳은 표정을 미소 띤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치는 데 적지 않은 노력을 했다는 그가 환하게 웃는다. 넉넉하고 자연스럽다. 충주/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지친 영혼에 건네는 17년의 위로 이달에 만난 사람 | 고도원 매일 아침 고도원은 외롭고 지친 이들을 위해 편지를 쓴다. 17년째 계속돼온 편지 쓰기는 한 지성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건네는 따뜻한 위로다. 한 통의 편지가 주는 울림의 깊이를 그는 이미 알고 있다. 올해로 17년째 줄기차게 편지를 보내오는 남자가 있다. 그가 보내온 편지는 어떤 때는 귓가에 속삭이는 달콤한 연애편지였다가 어떤 날은 손을 대면 베일 것처럼 날카로운 지성으로 마음 안에 긴 여운을 던져놓는다. 또 어느 때는 맑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소낙비처럼 선뜻함에 몸을 움츠리게 했다가 어느 순간엔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몸과 마음을 나른하게 풀어놓아 주기도 한다. 놀라운 건 17년간 한 편도 중복되지 않았던 편지글만이 아니다. 매일 아침 그의 편지를 받고 있는 온라인 수취인의 수는 무려 363만 명. 이는 그의 주소지가 있는 충청북도 인구의 두 배가 넘는 엄청난 숫자다. 2001년 8월 1일, 250여 명의 지인들에게 중국 작가 루쉰의 단편소설 〈고향〉의 한 구절을 소개하는 글로 조촐하게 시작됐던 아침편지에 그사이 대체 어떤 기적이 일어난 것일까. 뜻밖에도 편지의 발신자인 고도원(65) 작가는 갈수록 더 헛헛해 질 수밖에 없는 우리 삶의 결핍을 이유로 들었다. "짧은 편지 한 통으로도 위로가 될 만큼 힘들고 고통스런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얘기지요. 분명한 건 그럴 때일수록 누군가의 작은 위로가 큰 힘이 된다는 겁니다. 삶이 어려울 때 짧은 편지 한 통에 용기를 얻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는 인사를 받을 때면 저도 큰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충북 충주시 노은면 자주봉산 중턱에 자리한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만난 그의 직함은 '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이다. 문화재단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아침편지의 운영과 홍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1980년 폐간된 월간지 《뿌리 깊은 나무》와 일간지 《중앙 일보》 기자, 김대중정부 대통령연설담당 비서관을 지냈던 그의 이력과도 어딘지 모르게 잘 어울리는 자리였다. 아침편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수취인 수가 급증할수록 혼자 처리 하기 힘든 일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건 쉽게 짐작이 갔다. 하지만 재단의 출발점인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직접 챙기는 건 지금도 전혀 변함없는 일과라며 그는 선뜻 일행을 작고 정갈한 자신의 서재 안으로 안내했다. 예상대로 서재 한쪽에는 평소 그의 독서량을 짐작하게 하는 수백 권의 책 들이 쌓여 있었다. 제목을 살펴보니 중국 고전과 역사서부터 최근 출판된 IT 관련 서적까지 분야도 장르도 다양했다. 어릴 때부터 책의 성격에 따라 정독, 다독, 속독을 구분해 읽을 수 있는 독서광이었다는 그의 말이 실감이 났다. 또한 일일이 독서카드를 만들어 보관하는 습관 역시 웬만한 독서광이 아니면 갖지 못할 능력이다. 성인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그의 독서지도 강의는 꽤 인기가 높다. 매일 아침 수취인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멋진 문장들과 깊은 사색의 원천을 충분한 경험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그에게 독서는 세상을, 그리고 자신을 읽는 경건한 기도의 시간이다. "당연하죠. 제 글의 원천은 독서예요. 그리고 시골 교회 목사이셨던 아버지가 설교 준비를 위해 책의 좋은 구절을 찾아 따로 메모하시는 걸 지켜보면서 어릴 적부터 독서카드를 만들어 활용하기 시작한 덕을 많이 봤습니다. 지금도 제 컴퓨터에는 앞으로 10년 동안은 쓸 수 있는 독서카드가 비축돼 있습니다. 그렇게 저장돼 있는 좋은 글 중에서 그때그때 이슈에 맞는 내용을 골라내고 거기에 맞춰 제 경험과 철학이 담긴 짧은 해설을 곁들이는 게 제 편지 쓰기의 비결입니다." 한때 가장 공적인 글인 대통령연설문을 담당하던 그가 어쩌다 이렇듯 가장 사적인 아침편지를 쓰기 시작한 것일까. 그는 "청와대 생활은 무척 보람 있던 시절"이라고 전제하며 "그래도 저는 어디까지나 고스트라이터(유령 작가)잖아요. 제 철학이나 생각을 내려 놓고 그분의 시선으로만 바라봐야 하는…. 5년쯤 그 일을 하다 보니 제 안에 있는 에너지가 모두 방전돼버리는 느낌이 들더군요. 또 거기서 일했던 몇 년 동안 나흘밖에 못 쉴 만큼 과로를 하다 보니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더라고요"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에게 찾아온 심각한 건강 악화는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 해주었다. 몸이 무너지자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 놓치며 살아왔던 게 눈에 보였다. 글이란 억지로 짜내는 것이 아니라 고요한 마음상태에서 나오는 것이란 사실도 새롭게 다가왔다. 어쩌면 지인들에게 보내는 서신 형태로 시작했던 '아침편지'는 자신의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도구였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와 희망을 주고 싶어 시작했던 아침편지가 자신에게 글쓰기와 독서의 즐거움을 되찾아주는 걸 체험하면서 어느덧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하루하루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숙명이 됐다. "책은 지금도 열심히 읽어요. 그런 저를 보고 남들은 이제 독서 자체가 편지 쓰기를 위한 숙제처럼 생각되지 않느냐고 묻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도 책을 '엔조이'합니다. 편지는 종교적으로 말하면 명상을 통해 걸러진 기도문인 셈이에요." 그는 지난 17년 동안 매주 일요일을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낸 아침 편지를 '명상의 아웃풋'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건강한 에너지와 영감을 충전 할 수 있는 명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가 터득한 명상의 방식을 공유하고 시스템화해야겠다는 사명감은 지난 2010년 이곳 충주시 노은면 산기슭에 세운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을 통해 더욱 구체화됐다. 현재 명상치유센터에서는 청소년 멘토프로그램 '링컨학교', 기업 및 단체를 위한 힐링연수 프로그램 '휴잠' 등 다채로운 명상치유 과정을 운영 중이다.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매월 약 7천~8천 명이 이곳을 다녀간다고 한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그가 들려준 마지막 한 마디가 내내 귓전을 맴돌았다. "한때는 저도 세속적인 야망이 강한 남자였어요. 그러다 시련을 맞닥뜨리면서 삶의 가치관이 이타적인 쪽으로 바뀌게 된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몰라요.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니 비로소 욕심을 버릴 수 있더라고요. 한번쯤 꺾이는 거,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요." 글 이종원 편집장 | 사진 최순호
충주 깊은산속 옹달샘·제천 리솜포레스트, 한국형 웰니스 관광 25선 선정 문체부, 도 "외국인 환자·관광객 유치 적극 활용" 안순자 기자asj1322@hanmail.net 웹출고시간2017.05.24 18:20:30 최종수정2017.05.24 18:20:30 [충북일보] 건강과 힐링(치유)을 목적으로 한 '한국형 웰니스 관광 25선'에 충주 깊은산속옹달샘 아침편지 명상치유센터와 제천 리솜포레스트 해브나인 힐링스파가 각각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4일 웰니스관광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웰니스관광 25선'을 선정·발표했다. '웰니스관광'은 건강과 힐링(치유)을 목적으로 관광을 떠나 스파와 휴양, 뷰티(미용), 건강관리 등을 즐기는 것을 의미하며 시장 규모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으로 알려져 이미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웰니스관광 테마를 한방, 힐링(치유)·명상, 뷰티(미용)·스파, 자연·숲 치유 등 4가지로 분류해 선정했다. 명상치유센터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시작된 깊은 산속 옹달샘은 '잠깐 멈춤'을 주제로, 생활명상 위주의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힐링스파는 9가지 힐링을 테마로 한 30여 가지 힐링 스파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숲과 물에서의 자연요법, 대체요법, 한방요법, 테라피를 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국내 웰니스관광은 이제 출발선에 서 있기 때문에 공급자 관점에서 수행하는 계획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며 "먼저 웰니스관광 25선을 첫걸음으로 시장의 반응과 수요를 살펴 가면서 한국 웰니스관광의 브랜드를 정립하고 콘텐츠와 수용 태세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업계와 지자체의 참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웰니스관광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한국형 웰니스 관광 25선에서 명상치유센터와 힐링스파를 활용해 외국인 환자 및 관광객 유치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안순자기자
인생기록 [중앙선데이] 입력 2017.04.02 00:02 | 525호 4면 정형모 기자 책상을 정리하다가 『김창주와 네 딸들-상희 상아 은경 윤경』이란 책이 한 달 전쯤 도착해 있던 것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저자 중 한 분이 지인이라 반갑기도 했거니와 쪽빛 천으로 감싼 하드커버의 까실까실한 촉감이 좋았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김창주씨네 식구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적은 '가족 자서전'입니다. 2009년 3월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의 8주기를 맞아 네 딸과 아버지가 지금까지 일어난 에피소드와 엄마(아내)와의 추억을 풀어냈는데, 어찌나 술술 읽히던지. 아마 제 가족의 살아온 삶과도 많은 부분이 은연중 겹쳐져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지고 볶으면서도 미운정 고운정 쌓아가며 끈끈하게 살아가는. 연애 시절의 사진과 주고 받은 편지, 딸들이 어릴 적 쓴 카드 같은 게 양념같은 볼거리 역할을 톡톡히 하네요.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묘사는 이들이 얼마나 정성을 들여 글을 쓰고 또 다듬었는지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이번 주에 도착한 『인생노트』라는 책 2권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어르신을 위한 『삶을 기록한다』와 40~50대를 위한 『지금 서있는 자리에서』는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잘 정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팁을 담은 가이드북입니다. 몇 년 전 부모님 팔순 잔치를 치르며 가족사진 동영상을 만들 때 뭔가 아쉬웠는데, 그게 바로 이것이었네요. 더 늦기 전에 저도 가족 자서전을 하나 만들고 싶습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하니까요.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아침편지 자서전 출간 프로젝트, 그 첫 주인공! '김창주와 네 딸들'을 소개합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의미있는 또 하나의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바로 아침편지 가족들의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 '자서전 출간 프로젝트'입니다. 나와 내 가족의 삶과 인생, 천신만고 구구절절 살아온 이야기, 누구에게나 있는 그만의 삶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유산으로 남겨주고자 하는 일에 함께 하고자 합니다. '나의 이야기', '가족 자서전'은 당사자와 그 가족들만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김창주님과 아내(고 노선자님), 그리고 따로 또다른 가족들을 이룬 네 따님들의 생생한 가족이야기가 재미있게, 미소짓게, 때론 감동적으로 담겨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창주와 네 딸들' 책 구입하기
[비바100] 배꽃같은 아내, 네 딸과의 추억… 가족 사랑 고스란히 '김창주와 네 딸들' [혼자보기 아까운 히든콘] '고도원의 아침편지' 프로젝트 가족 자서전 입력 2017-03-06 07:00 수정 2017-03-06 11:28 | 신문게재 2017-03-06 11면 결혼 전이던 1964년 아내 노선자씨는 남편 김창주씨에게 탐스러운 네 송이 장미로 장식한 생일축하 카드를 전했다. 그리고 1967년 결혼해 장미꽃과도 같은 네 딸 상희·상아·은경·윤경을 낳았다. '김창주와 네 딸들'은 그 김창주씨와 네 딸이 엮은 가족자서전이다. 김창주씨의 팔순, 아내 노선자씨의 8주기를 맞아 쓴 책이다. 2001년 8월 1일부터 매일 아침 이메일로 좋은 글과 그 글에 대한 단상을 곁들여 배달되던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시작한 자서전 출간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김창주씨는 고려대학 재학시절 11대11 산행미팅에서 만난 아내 노선자씨를 '배꽃' 같다고 추억했다. 김창주씨가 쓴 첫장 '가족의 탄생'에는 그 첫 만남부터 ROTC 장교시절 근무지역을 이탈해 노선자씨의 이화여대 졸업식에서 한 고백,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의 인연,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의 결혼식, 네 딸을 키우면서 맛본 소소한 행복 등을 담고 있다. 이어 네 딸들의 자기소개까지 담은 '가족의 탄생'을 시작으로 '엄마 우리 엄마', '그리움이라는 노래', '아빠하고 나하고' 총 4장으로 구성됐다. '엄마 우리 엄마'에는 네 딸들이 전하는 엄마에 대한 추억과 사랑, 존경이, '그리움이라는 노래'에는 아내를 향한 남편 김창주씨의 애틋한 마음이, '아빠하고 나하고'에는 아빠에 대한 네 자매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겼다. 마지막 장에는 사위들, 손주들 그리고 큰딸 상희씨의 추억이 담긴 레시피로 꾸린 '찬조출연' 코너에도 사랑이 넘친다. 여타의 자서전처럼 자기애가 넘쳐나거나 위대한 업적 혹은 혼자만 서글픈 고생담을 읊지는 않는다. 더불어 자신들만 아는 이야기로 빼곡하지도 않다. 올곧고 성실한 아버지, 어려운 형편에도 내색하지 않고 내조와 육아에 최선을 다하는 어머니, 사랑스러운 네 딸들, 그들의 다복한 가족사에는 사랑과 희생 그리고 한순간의 실수, 떠난 후에야 깨닫는 소중함과 후회, 먼저 떠난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 누구나 가족에게 품는 감정들을 담고 있다. 아직 결혼 전인 막내딸과 마을버스 세 정거장 거리를 걸어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돌아오며 떠올리는 먼저 떠난 아내, 혼잣말로 무정하게도 혼자 가버린 아내에 대한 불평을 되뇌면서도 섭섭할지도 모를 딸을 위해 "오늘 너무 좋았다"고 외치는 아빠의 거짓말은 서글프지만 사랑스럽다. 빨래 때문에 엄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지 못해 후회하는 셋째 딸 은경씨, 장모가 돌아가셔도 마감이 안되면 퇴근할 수 없는 남편의 직장인 군대에 대한 원망을 풀어 놓는 장녀 상희씨, 몸을 씻고 양치질을 하며 마지막을 준비하는 엄마의 마지막을 지켜본 둘째 상아씨, 출장 중 엄마의 죽음을 알게 된 막내 윤경씨의 회한, "당신 집에 가"라는 아내의 마지막 말에 대한 김창주씨의 원망 등은 여섯 가족이 얼마나 서로를 위하고 사랑했는지를 가늠케 한다. 편집을 담당했던 막내딸 윤경씨는 "아버지는 요즘 책을 읽은 지인 분들이 주시는 전화 받는 재미에 활기찬 하루를 보내고 계시다"며 "책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의 몰랐던 모습과 마음을 발견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이해하게 됐다. 더 많은 가족들이 용기내서 가족의 역사책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막내 딸 김윤경씨가 편집자를 자처해 꾸려진 책의 만듦새나 어조는 어설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가족에 대한 사랑과 정성, 그리움은 꼭 우리를 닮아 있다. 마지막 장을 장식한, 오래 전 가족이 꿈꾸던 '사랑의 동산'을 그린 장녀 상희씨 둘째 딸 윤지의 그림이 정겹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화제의 책] 김창주와 네 딸들 "우리 엄마, 아빠에게도 빛나던 청춘이 있었다" 박미진 기자 | news@healthdaynews.co.kr 나에게 건강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좋은 책을 즐겨 읽는다고 하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독서는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가 각종 암을 유발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것을 줄이고 조절하는데 독서만큼 도움이 되는 것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특정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책 이외에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책들은 마음을 치료하는 약과도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특히 35세 이상 어른들에게 권할 만한 가족 자서전 '김창주와 네 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평범한 가족의 소박한 일상, 책으로 출간 김창주와 네 딸들은 농협에서 근무한 평범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어느 소설 못지않은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다. 네 딸들이 아버지의 팔순을 특별하게 기념하기 위해 정성껏 준비한 가족 자서전인데 우리가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부르는 모든 분들에게 빛나던 청춘이, 파릇파릇했던 20대가 있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책장을 넘기면서 가장 먼저 고개를 끄덕이게 된 부분은 추천사였다. "사람은 두 번 죽는다고 합니다. 한번은 육신이 물리적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또 한 번은 그가 떠났다는 사실마저도 주변 사람들이 잊었을 때. 하지만 이렇게 글로 남은 사람과 사랑은 잊히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진심으로 쓴 기록들은, 잊을 수가 없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자신이 사랑했던 가족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할 것이다.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만든 이 한권의 책은 앞으로 많은 가족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어 수많은 '김창주와 네 딸들'을 만들어 줄 것이다. # 행복을 만드는 비결은, 가족에 대한 배려...가까운 가족에게 더욱 잘해야 이 책은 가족이 함께 만들었다는 의미 뿐 아니라 책 자체로서의 재미와 감동도 출중하다. 책의 도입 부분은 주인공 김창주의 청년 시절 연애 이야기로 평생 반려자인 노선자를 만나 고난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다. 첫눈에 반하고도 다시 만나자고 약속조차 하지 못했던 순수한 청년 김창주. 신촌역 2층 은파다방에 이화여대 학생들이 자주 온다는 얘기를 듣고는 거의 매일같이 다방에 갔다는 부분에서는 사랑마저 조건을 따지는 지금과 다른 과거 젊은이들의 순수와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장교로 복무할 당시 사랑하는 노선자의 대학교 졸업을 축하해 주기 위해 작전 지역을 탈출했던 이야기, 비둘기 한 쌍을 들고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무작정 부산으로 떠난 에피소드 등은 시대를 넘어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했다. 이 책은 또한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모든 흔적을 고이 보관해온 김창주 가족에 대한 동경심도 일게 한다. 팔순을 바라보는 김창주가 연애시절 노선자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전부 보관했을 뿐더러 네 딸들과 나눈 편지, 사위와 나눈 편지, 손주들과 나눈 편지와 사진들이 책 곳곳에 감초처럼 자리하는데 젊었을 때부터 신경을 쓰면 나중에 좋은 가족 자서전을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편지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서로에 대한 깊은 배려를 엿볼 수 있는데 남에게는 관대해도 정작 가족에게는 함부로 대하기 쉬운 우리네 현실에 비춰볼 때 행복의 비결이 특별한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해준다. # 투병 중에도 가족 걱정했던 엄마,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 책은 마냥 즐거운 이야기만 자랑하는 책은 아니다. 암 투병 끝에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의 투병 이야기에선 어느 가정에서나 경험했던 이별의 고통을 떠올리게 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그리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선 먼저 떠나신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를 생각게 한다. 특히 아픈 와중에도 손주들을 키워주며 가족을 챙겼던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고백하는 부분에선 시간은 결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지금 당장 부모님께 사랑을 표현해야 함을 느끼게 한다. 그런 면에서 마냥 즐겁거나 슬플 수 있는 가족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고 재미를 선사한 것은 네 딸들이다. 아버지의 연애 이야기가 끝나고서 시작하는 네 딸들의 이야기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에피소드를 듣는 것처럼 재밌고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아버지가 술을 먹고 들어온 날이면 벌어졌던 네 딸들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머릿니를 잡다가 지쳐 네 딸 모두 파마를 시켰던 사연 등은 딸 부잣집이라면 어느 집에나 있었을 법한 딸 키우는 재미를 엿보게 했다. 또한 말미에 김창주의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와 사위와 손주들이 회상하는 장인, 장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족 자서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한편 이 책은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추진중인 자서전 프로젝트의 1호 작품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구입문의 : 고도원의 아침편지(바로가기)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